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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찾을 필요가 없겠네요…”
“답을 찾을 필요가 없겠네요…”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9.06.0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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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철근 제강사와 건설사의 가격방침 실랑이가 6개월째를 맞게 됐다. 지난 5개월은 어색한 침묵 속에서도, 미묘한 힘의 균형은 흔들리기를 반복했다. 양측 모두 양보할 수 없는 기선을 잡기 위해 힘겨루기를 쉬지 않은 셈이다.

최근 실수요 시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재편이 활발했다.

건설사는 더 이상 미루기 힘든 발주물량을 꺼내 놨고, 제강사나 유통점은 급한 허기를 조절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견제와 버티기로 일관해오던 양측 모두 각자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잠시 휴전을 선택한 것이기도 했다.

4월과 5월이 그러했다. 철근업계와 건설사 모두 최악을 막기 위한 타협이 오갔다. 그렇게 급한 거래가 오간 뒤, 양측은 또 다시 각자의 주장으로 돌아갔다.

제강사는 판매가격 체제의 안착을 부각했다. ‘실수요 시장에서도, 제강사가 고시한 판매가격이 대세로 안착됐다’는 평가를 강조했다. 동시에 그동안의 원칙적인 가격방침을 견지할 것을 재확인했다.

건설사 역시 제강사 판매가격 방침에 대한 원론적인 수용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제강사의 일물일가 원칙이 사실상 깨진 것 아니냐'는 나름의 평가를 꺼내 놓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한 건설업계 관계자가 던진 한 마디가 심상치 않게 귀를 맴돌았다.

“답을 찾을 필요가 없겠네요…” 제강사의 가격방침과 맞설 대안을 굳이 찾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의미로 들렸다. 전후의 맥락에서 속 뜻을 풀어보면, 최근 진행됐던 가공 턴키 실수요 계약에서 철근 업계가 제시한 할인폭이 크게 늘어난 것을 겨냥한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원점으로 돌아갈 텐데, 애써 대안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심산을 내비친 셈이다.

일부의 사견일 수 있다. 하지만 불과 얼마전까지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해 답답해 하던 건설업계의 표정과는 사뭇 달랐다. 내심 우려했던 최근 실수요 신규계약 시장의 단면을 꼬집었다는 점에서 뜨끔한 일이기도 했다.

자연스런 시장의 흐름을 가로막을 생각은 없다. 다만, 어느 것도 변하지 않은 충돌의 현실이 우려스러울 뿐이다.

5개월 넘게 첨예한 대치를 이어온 제강사와 건설사 어느 쪽도 상대방의 주장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물론, 각자의 문제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방적인 완승(양보)이라면 모르겠지만, 어느 쪽도 그럴 생각은 애초부터 없어 보였다. 되새길 일은, 서로를 설득하고 공감으로 풀어내지 못한 문제는 고스란히 남게 된다는 점이다.

힘겨운 시간을 함께 감수해온 시장은 더 이상의 시행착오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 양측 모두가 공인할 수 있는 매듭의 고민을 채워 가길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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