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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손님, ‘중국의 노크’
불편한 손님, ‘중국의 노크’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8.1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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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연일 중국 철근 가격폭락 소식을 전하느라 바쁘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것은 당연하지만, 갑작스런 시황변화는 겪어도 겪어도 늘 당혹스럽다.

중국 철근 가격의 불안하던 고공비행은 한순간에 마침표를 찍었다. 11월 들어서만 톤당 870위안(상하이 기준), 우리 돈으로 14만원 넘는 가격이 날아간 중국 시장에 모두가 경악했다. 고마진을 즐기던 중국 철근 시장은 그동안의 호사를 반납하듯 날개 없는 추락을 지켜보게 됐다.

언제까지 얼마나 더 떨어질 지 모르는 가격 탓에, 시장의 거래는 꽁꽁 얼어붙었을 것이 당연하다. 그나마 가능한 거래는 투매 뿐일 것이라는 생각도 의심스럽지 않다.

중국의 폭락장을 바라보는 한국의 철근 시장도 편치 않다. 남일 같지 않은 급변 트라우마 때문만은 아니다. 다시 살아나는 중국의 변수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자리를 비웠던 수입산 철근의 불편한 복귀를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악재는 함께 온다 했던가. 고마진 축제를 이어온 중국 철근 시장, 풍요 속 빈곤 같던 한국 철근 시장의 호황이 함께 기울게 됐다. 축제가 끝난 중국 철근이 수요감소를 걱정하는 한국 철근 시장을 비상구로 삼을 공산이 크다. 

한국의 철강 시장이 중국을 잊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기 전까지 한국과 중국의 철강시장은 단일시장처럼 동행했다. 철근 시장 또한 중국은 시세를 점치는 선행지표였다.

중국의 폭락장을 강건 너 불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불안한 고점을 버티고 있는 우리나라 철근 시장은 극심한 품귀 속에서도 예측하기 힘든 동절기 수요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라는 불편한 손님까지 맞게 됐으니, 머릿속은 복잡한 계산으로 가득하다.

아쉬울 것 없던 중국의 철근 메이커들이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기 시작했다. 메이커를 불문한다면, 중국산 철근은 한국향 수출 오퍼로 11월 현재까지 톤당 90달러(10만원 이상)를 내던진 셈이다. 불과 2주 사이, 최고가-최저가 오퍼는 톤당 71달러(8만원)의 격차로 벌어졌다.

‘중국의 재채기에 감기가 걸린다’던 한국 시장이 아니었던가. 심상치 않은 기류의 변화를 좀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절이 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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