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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가격방침 충돌, 이대로 좋은가
철근 가격방침 충돌, 이대로 좋은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9.03.27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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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철근 가격방침을 둘러싼 대치가 4개월째로 넘어가고 있다. 봄날의 온기가 사태 해결을 자극할 것으로 봤던 기대는 아직 확인하기 힘들다. 제강사와 건설사의 첨예한 대결구도는 여전히 냉랭하다.

감출 수 없는 피로감은 높아졌다. 제강사와 건설사의 신규계약 중단으로 실수요 시장은 엉망이다. 일부 유통점을 중심으로 계약된 실수요 프로젝트 또한 이행을 장담할 수 없는 공중부양 상태다.

사실상 철근 시장은 피로감을 넘어 심각한 거래차질을 실감하고 있다. 흐름이 빨라진 봄 성수기 시장에서 더 이상 구매계약을 미룰 수 없는 건설사들은 핵심자재인 철근 조달 걱정이 크게 늘었다. 제강사 역시 적게는 3개월, 많게는 7개월~8개월에 달하는 수주공백 부담을 버티기 힘들어졌다.

양측 모두 소모적인 대결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장사 없는 배고픔으로 제강사와 건설사의 속앓이는 표정관리가 어려울 만큼 커졌다.

그럼에도, 해법에 다가서기 위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제는 답을 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속마음이 양쪽 진영 모두의 사담으로 토로될 뿐이다.

한 가지 분명해진 것은 더 이상 막연한 대결의 의미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양쪽 모두 감당하기 힘든 배고픔이 더 심해질 경우,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적당한 허기로 적극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 양측 모두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선택이라는 견해다.

어느 쪽도 완승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완전히 무너질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승부수를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데다, 그렇게 상대방을 제압했다 해도 남게 될 차질의 부담이 오히려 클 수 있다.

각자 입장의 모호함을 정돈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할 일이다. 4개월을 넘기는 긴 시간 동안에도 제강사나 건설사 모두 변죽만 울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몇차례 설전이 오갔지만, 그조차도 논리적 모순만 드러내거나 핵심을 빗나갔다.

현재까지 제강사나 건설사 어느 쪽도 명쾌한 해법을 찾지 못한 형편이다. 각자 진영에서 막연한 대결의 시간을 연장한다 해서, 뾰족한 답이 찾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어렵다. 설사 각자의 대안을 찾는다 해도, 어차피 매듭을 위한 조율의 과정은 불가피하다.

유통점과 가공사의 신음소리도 깊어지고 있다. 유통점은 달라진 가격방침의 혼돈 속에 강행된 적자마감으로 더 이상의 체력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가공사 역시 불확실한 수주공백 공포로 무리한 운영의 부담이 커진 실정이다.

제강사나 건설사가 가격방침의 해법을 찾기 전에, 유통점이나 가공사가 먼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유통과 가공 업계가 지켜온 시장기반의 붕괴가 제강사나 건설사 어느 쪽에도 이롭지 않다는 점에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각자의 속마음에 비춰 생각해 보길 바란다. 철근 가격방침 충돌, 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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