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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지 못한 철근價 방침, ‘뜨끔한 봄날’
풀지 못한 철근價 방침, ‘뜨끔한 봄날’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9.03.04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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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사와 건설사의 가격방침 실랑이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성큼 다가온 봄(春)이다.

올해처럼 봄 성수기 진입이 마음 불편했던 적이 있었던가.

유난히 푸근했던 겨울은 봄마저 앞당겼다. 성수기의 진입과 정점 모두 예년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제강사는 팔아야 하는 부담, 건설사는 공사차질을 막기 위한 조달의 부담이 커졌다. 더 이상 진검승부를 미루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 셈이다.

철근 가격방침을 둘러싼 대결구도는 여전히 냉랭하다. 지난 1월 발등의 불로 떨어졌던 기계약 물량의 마감 파행을 한시적인 기준가격 대안으로 풀어냈을 뿐. 그 뒤로는 상대방 주장에 대한 반박만 되풀이하는 소모적인 논쟁을 지속했다.

누구도 섣부른 대안을 제시하기 어려웠던 현실을 인정한다. 상황을 풀어낼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속사정 또한 공감한다. 그렇다 해도, 막연히 흘려 보낸 지난 겨울을 곱게 인정하기는 어렵다. 대안의 실마리를 찾기보다, 상대방이 먼저 손을 들기만을 기다리는 ‘버티기’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대안 없는 논쟁이 길어지면서, 봄 성수기라는 감당하기 힘든 파도를 마주하게 됐다. 이견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과정의 노력을 미뤄온 탓에, 갈 길은 멀어졌고 마음은 급해 졌다.

입맛대로 밀어 부친 일부 계약도, 일정을 크게 넘긴 계약도, 각자의 부담을 덜었다기보다 감당하기 힘든 시행착오를 키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완승을 기대했던 것인가. 불편한 승부를 회피했던 것인가. 이런 저런 회의감이 지난 동절기의 유예를 더욱 아쉽게 한다. 각자의 이기심이나 무책임한 회피는 더욱 부담스런 벼락치기 숙제를 키웠다.

지금 이대로 봄 성수기를 버틸 자신이 있는가. 성큼 다가온 봄날은 적극적인 승부를 미뤄온 제강사와 건설사 모두에게 뜨끔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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