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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얼마까지 올려야 할까요?”
“가격을 얼마까지 올려야 할까요?”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0.04.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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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Q: 가격을 얼마까지 올려야 할까요?

A: 시장에서 안 살 때까지 올리는 거 아닌가요?

Q: 가격을 얼마까지 내려야 할까요?

A: 당연히 시장에서 살 때까지 내리는 거죠.
 

말 장난 같아 보일 순 있지만, 시장의 방향이 바뀔 때 마다 어김 없이 주고 받는 대화다. 난처했던 질문의 의도를 오래 토록 고민하고 찾은 대답이기도 하다.

다시 생각해도 맞다. 안 살 때까지 올리고, 살 때까지 내리는 것이 가격이고. 그것이 그동안 지켜봤던 시장이다. 어느 한 쪽이 적자를 볼 때까지 가격을 올리고 내리는, 처절했던 시장에서 ‘과연 적정가격이라는 게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말이 나온 김에, 자주 받는 질문 하나를 더 꺼내 보자. “왜 **유통가격은 메이커 판매가격보다 낮아요?”는 입문자의 필수질문이다. 유통단계를 거칠수록 가격이 더해지는 시장의 상식을 묻는 것이다. 적어도, 그동안의 봉형강 시장은 다른 상식에서 사고 팔았다.

최근 철근 시장은 각별한 기로에 섰다. ‘이대론 못 하겠다’는 제강사, ‘더는 못 살겠다’고 나선 유통 대리점의 결심이 불황도 코로나도 뛰어 넘은 괄목할 가격회복을 실현했다. 4월 들어서는 숙원과도 같은 가격구조(마감원가 상회 유통 판매단가)가 관철되면서, 철근 업계 입장에서는 감격스런 변화를 현실로 마주하게 됐다.

어쩌면, ‘왜 유통가격은 메이커 판매가격보다 낮아요?’라는 질문을 더 이상 받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던 철근 업계의 숙제가 완수된 상황은 아니다. 이제 막 가능성의 문턱을 넘은 것 뿐이다. 구조적인 정상화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도 멀고, 신뢰를 다질 일도 많다.

철근 업계는 감격을 즐길 여유가 없다. 적자마감의 급한 불을 끄기도 전에, 잠시 미뤄 놨던 매출 고민이 다시 깊어 졌다. ‘매출은 영업사원의 인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숙명과도 같은 갈등이다. 모든 회사의 사장님들이 강조하는 ‘잘 팔면서, 많이 팔라’는 지침이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 시장의 현실이다.

열악해질 대로 열악해진 철근 업계의 형편에서, 생존을 위해 ‘매출’과 ‘수익’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는 갈등을 깊게 공감한다.

하지만 선택과 처방은 분명해야 한다. 시장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기로에서,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 있다. 적당한 매출, 적당한 수익의 고육책을 늘리다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던가.

출발의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자. 사활을 건 승부에서 무엇을 이루고 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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