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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철근 유통 대리점 매각에 비친 내모습은?!
굴지의 철근 유통 대리점 매각에 비친 내모습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0.07.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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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호남을 대표하던 철근 유통 대리점 S사의 매각 소식으로 시끌시끌하다. 규모로 의미를 따질 일은 아니지만, 한 때 전국 1~2위를 견주던 대형 유통 대리점의 막다른 선택에 충격이 크다.

해당 S사는 다양한 경영환경을 고려해 타 회사에 사업을 이관 매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의 사적인 고민에 초점을 맞출 일은 아니다. 다만, S사의 선택에 각별한 시선이 쏠리는 것은 남일 같지 않은 고민이라는 공감 때문이다.

S사의 선택에 대해 ‘철근 시장의 달라진 환경과 패러다임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는 한계에 대한 고민이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다시 말해, 과거의 패턴으로 더 이상 철근 유통업을 이어갈 수 없을 뿐더러, 주어진 환경에서 비전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속마음의 짐작이다.

‘온전히 우리 회사의 고민이라 투영해도 어색할 게 없다’는 게 동종 철근 유통 대리점들의 이구동성이다. 시장의 호황과 불황은 과거에도 반복됐다. 하지만 최근 철근 유통시장은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활발하다.

“우리가 남이가~!!”. 의리의 파트너십은 여유를 갖기 힘든 시장에서, 소통보다 원칙을 내세우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서로를 믿고 인정하던 상생의 책임감은 아련한 추억이 됐다. 철근 유통업이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는 공식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철근 유통시장은 큰 혼돈에 빠졌다. 제강사의 판매정책과 가격정책의 선회, 낯선 원칙마감, 뒤집힌 유통가격 구조, 공중에 뜬 실수요 프로젝트 등 정신을 차리기 힘든 소용돌이라는 하소연이 당연하다.

철근 유통업계는 달라진 시장의 패러다임을 직시하고 생존을 위한 매출·수익 창출 모델을 찾아야 한다.

유통 대리점을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철근 제강사와 건설사 역시 이번 S사의 선택에서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

실수요와 유통 판매정책을 바꿔가고 있는 제강사 입장에서 유통 대리점들의 이탈과 붕괴에 긴장할 일이다. 제강사의 선택뿐만 아니라, 유통 대리점들의 선택도 분명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섣부른 구조조정이 유통판매 기반을 무너트리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계심도 필요하다.

건설사도 마찬가지다. 구매성과를 위한 유통 프로젝트의 압박은 효과적인 대안일 수 없다. 원하지 않은 시점에, 원하지 않는 구매 방식의 변화나 직접적인 구매차질 리스크를 떠안게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번 S사의 매각을 거울 삼아 동종 유통 대리점과 제강사, 건설사 모두가 각자의 역할과 고민을 비춰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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