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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불안으로 바꾼 ‘방관’
기대를 불안으로 바꾼 ‘방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9.04.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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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4월 철근 시장이 끝나 간다. 시세에 영향을 미칠 만한 굵직한 변수들이 쏟아졌지만, 시중 거래가격은 줄곧 보합장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역시도 시장의 순리일 테고,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4월을 보내는 마음은 무겁고 아쉽다. 납득하기 힘들었던 유통시장의 ‘적자판매’ 속앓이를 떠올리면, 4월에 대한 불편함은 더욱 크다. 각자의 고민이 깊었지만, ‘4월은 모두에게 최선이었던가’를 되짚을 만 하다.

4월은 호재와 악재가 뒤엉킨 시장이었다. 하지만 어느 것도 시장에 충실하게 반영되지 않았다. 4월 동안 지속됐던 보합세는 호재와 악재를 반영한 균형이라기보다, 막연했던 관망의 결과로 느껴진다.

관망하는 사이 시장의 재료는 소실됐고, 시세회복의 기회 또한 지나간 시간과 함께 희미해 졌다. 여유롭지도 않았던 관망 탓에, 때(적기)를 놓친 셈이다.

월초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피로감이 높았던 유통시장이 월초를 관망하는 사이, 인상된 4월 판매가격을 반영할 시세형성의 기회를 놓쳤다. 최악의 월말승부에나 마땅할 마지노선 수준의 거래단가로 월초를 시작하면서, 4월을 보내는 내내 고민과 갈등에 시달렸다.

원칙마감을 고수하던 제강사의 방관 책임도 컸다. 4월 판매가격을 인상한 제강사 대다수는 가격방침의 통보조차 소홀했다. 당연한 일 쯤으로 여겼을 지 모르지만, 유통시장의 관망 부담을 알고도 최소한의 경각심조차 공유하지 않았다.

관망이 아닌 방관의 책임은 고스란히 나눠지게 됐다. 유통점은 또 한 번의 적자마감을 걱정하게 됐고, 제강사는 불어난 원칙마감의 숙제를 짊어지게 됐다.

실기의 대가다. 때를 놓친 시장은 지나간 시세회복 재료를 더 이상 반영할 수 없게 됐다. 더 불확실하고 복잡한 계산에 나서야 하는 5월은 기대가 아닌 또 다른 미지수의 부담이 됐다.

목표(93만톤)초과 가능성이 높은 판매실적, 20만톤 대 초반의 빠듯한 보유재고. 방관으로 흘려 보낸 4월 시장이 더욱 아쉬운 숫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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