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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시장 거친 물살을 읽는 노력
철근 시장 거친 물살을 읽는 노력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9.02.11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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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시장이 변화의 거친 물살을 가르고 있다. 짧은 시간에 격한 진통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 다양한 현안의 숙제들 또한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서도, 징검다리를 건너 듯 큰 흐름의 변화가 가닥을 잡아가는 현실 또한 부정할 수 없다.

핵심적이던 협정 기준가격 체제의 탈출은 가장 큰 변화다. 철근 시장은 제강사의 판매가격 고시체제 안착 여부를 지켜보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현금할인과 물량할인 등 할인방침의 변화도 현실로 가시화되고 있다.

시류에 민감한 철근 유통시장의 긴장감은 어느 때 보다 높아졌다. 현재까지 가시화된 변화의 방향성을 전제할 때, 철근 유통시장은 실수요와 유통을 아우르는 구조적인 변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먼저, 유통점의 실수요 대응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다. 제강사 역시도 실수요 대응 방침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유통점의 실수요 대응은 더욱 불투명하다. 한가지 유력한 전망은 제강사가 유통점의 가공 실수요 프로젝트 수주에 예전만큼 관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유통점 단독으로 프로젝트 수주를 확정할 수 없는 구조를 상기하면, 매우 큰 불안요소다. 특히, 실수요 비중이 높은 대형 유통점 입장에서는 근본적인 거래구조가 바뀔 수 있는 부담이다.

재유통 시장의 변화 또한 크다. 폐지 또는 최소화 수순을 밟고 있는 각종 할인(현금·물량)방침의 변화는 유통 시장의 대단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가장 유력한 전망은 ‘나까마’라 불리는 중개 재유통의 위축이다. 그동안 중개 재유통 시장을 키워온 것은 철근 유통시장의 거래나 결제의 불확실성이었다. 현금할인이나 물량할인 폐지(또는 최소화)가 안착될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은 크게 줄어들게 되고 중개 재유통의 설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당연해 진다.

중개 재유통 형태의 업을 영위해온 군소 유통점은 물론, 해당 유통점을 실질 판매책으로 연계해온 1차 유통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현금할인이나 물량할인의 폐지가 크고 작은 유통점들의 원가 변별력을 크게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유력하다.

철근 유통시장 전반의 지각변동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 자의든 타의든, 유통시장 내부적으로 적극적인 자구책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존 역할을 넘나드는 이탈이나 이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의 설득력도 높아졌다. 대리점의 제강사 이탈, 중개 유통업체의 하치장 운영, 비대리점의 대리점 진입, 국내산↔수입산 주력 전환 등 각자의 판단에 따라 재편이 활발해질 수 있다.

철근 시장의 변화는 몸으로 느끼고 반응하기에 부족할 정도로 빠르다. 파격의 변화 하나 하나의 관철 여부를 지켜보는 것과 별개로, 물살의 방향과 온도를 정확히 읽고 중심을 잡는 노력이 중요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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