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9:03 (금)
철근, “꺼진 호황도 다시 보자”
철근, “꺼진 호황도 다시 보자”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8.10.19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철근 시장이 당혹스런 한 주를 보냈다. 바짝 마른 것인지, 꽁꽁 숨은 것인지 모를 재고부족 탓에 시장의 거래가 멈춰선 듯 했다. 발이 묶였던 시중가격은 눈 깜짝할 사이 2만원 안팎의 상승폭이 더해졌다.

지난 주 까지만 해도, 냉랭하던 시장이 손도 못 댈 지경으로 뜨거워진 것이다. 변덕스런 철근 시장의 짓궂음을 새삼 통감할 일이기도 하다.

돌변한 시장에 제 각각의 감정이 쏟아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지난 주에 물건을 좀 받아 둘 걸 그랬어…”라는 아쉬움부터, “이렇게 변덕스런 시장에서 장사하기 참 어렵다…”는 푸념 같은 한숨을 내쉬기도. “왜, 미리 얘기 해주지 않았냐”고 누군가에게 따져 묻기까지 했다.

철근 시장은 긴장감이 떨어져 있었다. 원활치 못한 재고부족 상황이 지속됐지만, 극성수기의 수급변수에 긴장감을 높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미 끝난 호황’이라는 인식을 키우면서 꼼꼼히 시장흐름을 살피는 노력을 회피하는 듯 느껴질 정도였다.

성수기 시장을 방관하거나 방심했던 것은 아니었던가. 옆집과 또는 유통시장 안에서만 느껴지는 체감만으로, 시장의 큰 흐름을 단정짓거나 놓쳤던 것은 아니었나 되짚을 일이다.

철근은 기본적으로 마진이 큰 시장이 아니다. 또, 어느 철강재보다 변동성이 큰 시장이기도 하다. 재고를 움켜쥐고 고점을 기다리기보다, 회전 판매로 마진과 매출을 조절해가는 것이 리스크 관리는 물론 매출과 수익에도 결과적으로 바람직하다. 대단하거나 특별한 비결이 아니다. 철근 시장이 항상 말해온 기본 중에 기본, 진리에 가까운 지침이다.

단기간에 10만원 이상 치솟는 것도 철근 시장이지만, 반대로 그보다 큰 낙폭을 기록할 수 있는 것도 철근 시장이다. 더욱이 앞으로의 철근 시장에서 복권 당첨 같은 급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번 주 철근 시장에서 곱씹을 대목은 ‘방심’이다. 수익이 아니라 매출을 위해서라도 성수기 재고조절은 중요하다. 철근 시장 또한 수급상황에 긴장을 높여야 하는 신호를 충분히 보내오기도 했다. 얼마나 긴장하고 예민하게 느끼느냐의 문제다.

정답은 없다. 또 철근 시장은 고수와 하수를 나누지 못할 만큼 관대하지 않은 변동성이 상존한다. 지난 호황에 익숙했던 관성이 방관이나 방심을 부추겼던 것은 아닌가. 안팎으로 마음을 비춰볼 일이다.

지난 호황에서는 매출과 수익 창출의 기회가 비교적 공평하게 주어졌다. 하지만 걱정하는 불황에서 기회의 불공평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시장 흐름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 민첩함의 승부일 뿐이다.

불황의 승부를 위해 체질은 바꿔가되, 마음 속의 불황을 앞당겨 긴장을 늦추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꺼진 호황도 다시 보자.

Tag
#철근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