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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가격이 인하된다면서요?
다음 달 가격이 인하된다면서요?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9.07.04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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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다음 달 판매가격이 인하된다면서요?” 7월 첫 주, 시장가격이 자리를 굳히기도 전에 제강사의 8월 판매가격 인하에 대한 질문이 많다.

항상 한 발 앞선 판단과 승부를 고민하는 철근 시장에서 이상할 것 없는 관심이기도 하다. 하지만 월초부터 다음 달 판매가격 억측이 유난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는 다음 달의 구체적인 인하폭까지 기정사실처럼 언급되는 소문도 들릴 정도다.

‘어떻게 팔 것인가’의 고민이 깊어 졌다는 방증이다.

연이은 8월 판매가격 인하 질문에, 철근을 싸게 팔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닌가. 불안한 7월 매출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단가경쟁의 이유를 찾고 싶은 마음. ‘내가 먼저 판매단가를 내렸다’는 부담을 피하고 싶은 마음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은 아닌가.

반대로, 같은 7월 시장에서 ‘다음 달 판매가격이 인상된다’는 소문을 접했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인하 예측처럼, 앞당겨 반영하겠다고 나설까. 아마도 “무슨 소리야. 비수기에 어떻게 가격이 올라. 비수기는 늘 떨어 졌어. 버티는 것도 용하지…”라고 반응할 것이다.

오랜 관행 같은 패턴이다.

가격이 떨어지는 하락장에서, 남들이 만원 빼서 팔기 전에 내가 먼저 오천원 빼서 파는 게 여러모로 이득인 것은 맞다. 하지만 개인의 최선이 모두의 최선은 아니다. 개인의 최선을 위해 먼저 가격을 빼서 팔다 보면, 어느 순간 누구도 감당 못할 가격하락을 현실로 마주하게 된다.

시장의 또 다른 진리는 ‘가격이 떨어지면 시장의 거래는 더 얼어붙고, 팔기 위해 더 자극적인 저가를 제시해야 하는 악순환’이다. 결국 누구도 많이 팔지 못한다. 가격만 떨어질 뿐이다.

시장의 오랜 관행적 패턴이 ‘붕괴의 공식’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물론, 시장의 왜곡된 관행을 학습시켜온 제강사의 판매정책 또한 책임을 통감할 일이다.

지난 상반기 동안 격변했던 철근 시장의 피로감이 대단하다. 다만, 그 피로감이 붕괴의 공식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라는 ‘모두의 최선’을 떠올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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