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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질서 vs 생존경쟁,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생존질서 vs 생존경쟁,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0.02.20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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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생존을 위한 철근 업계의 선택이 중요해 졌다. 우려보다 심각한 수요부진과 거래침체로 철근 시장 안팎의 위기감이 높아진 현실 때문이다.

모두에게 절실한 생존의 요건 ‘수익’과 ‘매출’. 그것을 확보하기 위한 ‘질서’와 ‘경쟁’ 사이에서의 선택이 고민스러워진 것이다.

경험은 충분했다. 굳이 오랜 시간을 거스르지 않더라도, 상반기와 하반기가 극명했던 지난해 시장은 질서와 경쟁의 명암을 압축해서 보여줬던 교과서였다. 그 중에도 과도한 경쟁으로 무너졌던 하반기 시장은 예외 없는 적자의 충격을 안겼고, 그 후유증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한 실정이다.

‘과연,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성찰도 깊었다.

올 한해의 출발은 ‘질서’였다. 과도한 경쟁의 선을 넘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질서를 선택한 것이다. 줄어든 수요와 균형을 맞추고 거래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질서, ‘감산’과 ‘엄격한 가격방침’이다.

문제는 그렇게 시작된 생존의 질서가 2개월을 채우기도 전에 또 다시 고민이 깊어 졌다는 점이다. 이유는 ‘예상보다 깊은 침체’와 ‘생존질서 안에서 발생되는 이해충돌’이다.

이해충돌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모두에게 절실한 생존의 질서 안에서 발생되는 불균형을 말 하는 것이다. 번번이 생존질서가 깨지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이해충돌을 ‘피해의식’이라 달리 표현하면 이해가 쉬울 수 있다. 생존을 위한 질서 속에서 발생되는 불공평이 누군가의 피해의식을 자극하게 되고, 그것이 질서를 이어 가기 어려운 문제로 귀결된다. 다 같이 못 파는 질서는 인정할 수 있어도, 나만 못 파는 질서는 인정하기 어려운 법이다.

생존의 질서를 흔드는 또 다른 이해충돌은 메이커-유통점(대리점), 공급처-수요처 간의 문제다. 공급처와 수요처 간 궁극의 상생은 미루더라도, 메이커와 유통 대리점 사이의 이해충돌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생존의 질서를 이어가는 중요한 요건이다. 고통과 수혜를 합리적으로 나누는 공감대를 말하는 것이다.

생존을 위한 질서의 전제조건은 ‘감산’과 ‘엄격하고 일관된 가격방침’이 맞다. 하지만 질서가 지속되기 위한 결국의 조건은 이해충돌의 문제를 조절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열악한 시장에서, 사활을 건 경쟁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원점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생존질서’와 ‘생존경쟁’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이미 선택한 생존질서를 견고하게 이어갈 생각이라면, 틀어져가는 질서의 균형을 되돌아 봐야 할 시점이다.

또 다시 마주한 기로의 선택은 분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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