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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이는' 녹 철근 시장(2)
'아는 만큼 보이는' 녹 철근 시장(2)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8.10.24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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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철근, 수입 철근 시장 이외에 녹 철근 시장도 있습니다. 업력이 짧아 배워가는 단계지만, 당사 주력 사업으로 사활을 걸고 한 걸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소문으로만 듣던 녹 철근 시장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 국산 녹 철근 시장

녹 철근 매입은 쉽게 하면 쉽고(1형), 어렵게 하면 어렵다(2형).

- 1형 : 사진 판독 ⇨ 가격 흥정 ⇨ 하치장 입고 ⇨ 사진과 실물 비교 ⇨ 철근 대금지급 順

판매자가 제시한 사진이 하치장 입고 물량과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매입하는 방식이다. 녹 철근 상태를 사진으로 제시할 수 있는 범위는 철근 더미의 상단과 철근의 양 끝단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도착 후 판매자와 구매자 간에 분쟁이 발생할 요지가 많다.

구매자가 사진과 상이하다고 하여 대금지급을 지연하거나, “철근을 못 받겠다”고 회차를 요구할 경우 판매자는 약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플레이어에게 도착도로 납품되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 2형 : 사진 판독 ⇨ 가격 흥정 ⇨ 현장검수 ⇨ 상차확인 ⇨ 철근 대금지급 順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합리적인 방식이나, 녹 철근 발생지가 장거리에 위치할 경우 구매자가 오랜 시간을 사용해야 하고, 교통 및 숙박비 등 간접비가 발생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양자 검수 후 상차 진행을 하기 때문에 분쟁 발생 요소가 거의 없고, 발생하더라도 현장에서 얼굴 보며 조율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잘 마무리 된다. 당사도 2형 방식으로만 매입 한다.

지방에서 1건의 매입을 위해 소요되는 기간은 보통 1박 2일이고, 길면 최장 3박 4일도 진행한다. 녹 철근 가격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다. 밑도 끝도 없이 전화로 “녹 철근 있는데, 얼마에 사겠냐?”, “대략적인 가격 형성은 얼마냐?” 등을 묻는데, 정말 난감하다. 솔직히 제품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순차적으로 원산지 ⇨ 강종 ⇨ 규격 ⇨ 길이 ⇨ 수량 ⇨ 보관지역 ⇨ 녹 상태 사진 판독을 확인하고 난 후에 가격을 제시한다. 확인해야 할 사항이 대략 7가지이며, 가치에 따른 가격 책정은 천차만별이다. 녹 철근은 정형화된 가격이 없고, 있을 수 도 없다. 다만 상호 협의해서 팔 사람과 살 사람이 맞으면 그것이 가격인 것이다.

녹 철근의 대금결제는 즉시 현금이다. 구매자 입회하 현장 상차로 진행할 경우 상차와 동시에 대금 지급하는 것이 관례이고, 도착도일 경우 하차와 동시에 결제가 이루어진다. 돈 없으면 못 사는 것이 녹 철근이고, 여신 거래는 거의 없다.(솔직히 여신 거래를 본적이 없다.) 녹 철근 거래에 있어 유의사항은 아래와 같다.

1. 무자료 거래 금지
건설 현장에서 무자료 거래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현장에서 뒷돈이 필요해서 무자료 거래를 요구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실무자의 오발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이유가 더 크다. 설계 변경으로 불필요 물량 발생, 비축성 과발주(철근 확보 제한 될 경우 공사 중단 염려 ⇨ 실무자 임의로 비축 ⇨ 잉여재고 발생) 등으로 발생한 녹 철근은 건설사의 직접적인 손실이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업무상 과실을 피하기 위해 무자료 거래를 요구하고, 뒷돈은 무자료 거래에서 파생 되는 것이다. 물론 악의적으로 뒷돈을 만들기 위해 무자료 거래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것은 명백한 범죄다. 현장에서 여러 가지 상황 설명으로 무자료 거래를 지속 요구해도, 과감하게 거절해야 한다.

누구는 “현장에서 거래하는 것이 다 무자료 거래 아니냐?”라고 말하지만, 세금계산서 발행 후 판매하는 건설 현장이 더 많다.

※ 당사 무자료 거래는 “회사 망하는 지름길이다”라는 원칙하에 구매 및 판매에 있어 절대 하지 않습니다.

2. 상차 장비 지원 안함.
플레이어는 현장에서 상차할 때 상차 장비(지게차, 크레인)를 지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녹 철근을 파는 판매자가 해당 현장 직원이 아닌 경우(사기꾼)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현장은 견적 입찰, 명함 등을 통해 신원 확인이 용이한 반면, 중소형 건설 현장은 판매자 신분이 확인 안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일요일 또는 공유일의 신속한 거래 건에 발생한다.

플레이어가 상차 장비를 운용해 철근을 상차했는데, 판매자가 해당 현장 직원이 아닌 경우 상차 장비를 운용한 구매자는 절도죄를 피해갈 길이 없다. 그래서 입찰 견적 제출 및 가격 흥정에 반드시 “상차 장비 및 행위는 판매자 책임, 차량 준비는 구매자 책임”라는 문구가 들어간다.

2년 동안 녹 철근 판매를 생업으로 하면서 알게 된 지식입니다. 현업에 도움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1~2편에 걸쳐 간략하게 국산 녹 철근 시장에 대해 소개 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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