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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철근 부활은 가능할까?
수입 철근 부활은 가능할까?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8.11.15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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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수價 급락, 오퍼價 하락·균열 ‘심상치 않은 조짐’
불확실성 부담은 확대, 韓·中 철근價 역대 고점구간 부담
수입업계 살얼음판 체력..수입산 철근 신뢰도 큰 숙제

중국 철근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중국 철근 메이커들은 고심 끝에 전월보다 10달러~19달러 인하된 수출 오퍼를 한국에 던졌다. 여타 해외 메이커의 오퍼가격도 중국산을 따라 내려왔다.

철근 수입시장에도 의미 있는 변화다. 특히, 2개월 연속 사강을 크게 이탈한 영강의 행보에 각별한 시선이 쏠리는 게 당연하다. 발을 맞춰오던 사강과 영강의 오퍼가격은 10월 25달러, 11월 16달러로 크게 벌어졌다. 중국 철근 메이커의 현지 시황인식 이질감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극심한 품귀로 시달리는 한국 철근 시장에서 수입 철근에 대한 향수가 커질 수 있는 변화다. 더욱이 예측 수입원가가 현 시점 거래가격 밑으로 내려갔다는 점 또한 매출공백에 시달려온 수입업계의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문제다. 신규 계약마감을 앞둔 철근 수입시장의 고민이 깊어 졌다.

■ 오퍼가격 내려갔지만, ‘더 커진 불확실성’
수입 철근 부활의 관건은 단연 중국이다. 대체재를 찾지 못한 수입시장에서 중국 철근의 향배가 수입산 철근 시장의 회복 여부를 결정지을 절대적 변수이기 때문이다.

중국 철근 시장의 균열과 수출 오퍼가격 하락은 수입시장의 호재다. 하지만 훨씬 더 커진 시황 리스크, 이제 막 하락세를 시작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부담으로 남아있다.

▲ 고점 찍은 중국 철근價, ‘불안한 행보’
11개월 만에 고점을 기록했던 중국 현지 철근 가격은 14일 현재 톤당 4,390위안(HRB400·25mm,상하이)로 11월 들어 260위안, 최근 6일 사이 240위안이 급락했다. 순식간에 3개월 전 가격으로 회귀했다.

Custeel,스틸in
Custeel,스틸in

고공비행을 지속해온 중국 철근 가격은 여전히 불안하다. 동절기 생산규제 완화 정책의 실망, 감산을 의식해 선제적인 매집에 나섰던 시장의 거래심리가 불안한 건축수요와 동절기 진입 체감 등으로 급속 냉각됐다. 고수익 구조에 기댄 적극적인 생산 예측 또한 향후 중국 철근 시세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급락세로 돌아선 중국 현지 철근 가격은 물론, 수출 오퍼 가격의 추가하락 불안감이 크다.

▲ 저울대에 올라선 한국 철근 시장
예민한 저울대에 올라선 한국 철근 시장도 불안요소다. 11월 중순까지도 극심한 품귀가 지속되면서 시중 철근 가격은 71만5,000원의 저항선이 지켜지고 있다. 문제는 ‘철근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희박하다는 점이다. 버팀목 역할을 하는 ‘품귀가 언제까지 시세를 지탱해줄 것이냐’의 관건으로 지켜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동절기 수급완화와 보조를 맞추는 철근 가격 약세 전망이 유력하다. 속도와 폭의 문제일 뿐이다.

수급완화로 철근 시세가 꺾일 경우, 수입산 철근 수요가 먼저 줄고 가격 낙폭 또한 국내산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 또한 불편한 일이다. 현 시점의 중국산 철근 유통가격과 예측 수입원가와의 비교가 위험해질 수 있는 문제다.

계약 물량이 도착하기도 전에, 추가적인 오퍼가격 하락이 거래가격에 선반영 되는 난감한 상황 역시 수입시장이 경계할 익숙한 경험이다.

▲ 극에 달한 경계심…’살얼음판 체력’
올 한해 동안 쌓여온 적자판매 부담은 수입업체들의 체력을 고갈시켰다. 오랜 시간 수입시장을 이끌어오던 굵직한 수입업체들의 잇단 폐업 소식은 연말 시장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체력은 바닥, 경각심과 위기감은 최고인 상황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수입업계 입장에서 매출감소보다 적자판매가 훨씬 위험한 일이다.

이번 계약과 매출만회를 연결 짓기 어렵다. 11월 계약물량의 도착시점은 12월 말~1월 초로, 사실상 내년 장사다. 12월 안에 입항 되는 물량일지라도, 통관을 내년 초로 미뤄야 하는 연말 부담 또한 적지 않다.

자칫, 11월 계약물량이 향후 시황에 따라 시한폭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공격적인 계약에 사활의 승부를 걸 수 없는 이유다. 철근 수입은 여전히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며, 시장에서 찾는 수입 철근은 리스크 부담이 없는 ‘수입된’ 철근이다.

■ 수입 철근 부활 여부 확인은 ‘내년 봄’
수입 철근의 부활 여부는 동절기 동안 한국과 중국 시장의 향배를 지켜봐야 판단이 가능하다. 우선은 한국과 중국의 철근 가격이 역대급 정점에 있거나, 고점을 찍었다는 점이 불편한 상황이다.

물리적으로도, 내년 봄 이전에 부활을 기대하기 어렵다. 불확실성 부담이 해소되기 어려운 12월에 계약한다 해도, 도착시점은 1월 말~2월 초. 1월 계약 물량은 2월 말~3월 초 도착이다. 현실적으로 내년 봄 이전에 수입산 철근 시장의 의미 있는 공급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철근 수입시장이 확신을 갖는다 해도, 녹록치 않은 숙제가 남는다. 수입산 철근의 선호나 신뢰의 회복이다. 장기화된 공급불안으로 수입산 철근에 대한 공급신뢰는 크게 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수입산 철근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였던 가격경쟁력 또한 확실한 설득력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공급 신뢰 회복을 기본으로, 수요처의 구매선호가 바뀔 수 있는 톤당 5만원 이상의 저가매력이 지속적으로 확보되어야 수입산 철근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 크게 줄어든 수입산 철근의 저변이 향후 공급회복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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