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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마감, 품귀보다 깊은 ‘한숨’
철근 유통마감, 품귀보다 깊은 ‘한숨’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8.11.13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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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마감·단일마감 뒤엉킨 계산서 ‘고마감 일색’
제강사, 납품차질 속출 품귀 속 저가판매 납득불가
유통점, 현실 외면 마감에 ‘분통’..회의감에 ‘깊은 한숨’

지나간 10월 걱정은 현실이 됐다. 제강사는 예정된 원칙마감을 강행했고, 유통업계는 현실로 마주한 고마감 계산서에 허탈해 했다.

마지막까지 눈치 경쟁을 벌였던 10월분 유통 마감 계산서가 한꺼번에 열렸다. 다수 제강사는 10월을 3등분 한 계산서를, 일부는 단일단가 계산서를 발행했다. 분할마감과 단일마감 모두 유통시장의 실거래 가격을 웃도는 단가가 적용됐다는 평가다.

제강사는 단호했다. 납품차질이 속출했던 극심한 품귀 시황에서 유통점이 저가판매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가격방침을 무시한 자의적 판매를 인정할 수 없다는 예고된 원칙을 고수한 것이다.

유통점도 강하게 항변했다. 당장의 시장 흐름을 무시한 일방적인 가격방침을 잣대로 삼는 것이 늘 문제라는 지적이다. 아무리 극심한 품귀시황일지라도, 시장 일선에서 마주하는 저항감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유통점에게만 엄격한 마감 잣대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10월 거래에 대한 유통 대리점의 회의감은 어느 때 보다 컸다. 극심했던 재고부족 탓에, 매출과 수익 어느 것도 위안을 삼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극심한 품귀 시황에서 적자를 떠안게 된 현실에 대한 상실감이 크다.

원가를 확정하고 매입한 재유통 업체보다, 1차 대리점이 힘들었다. 1차 대리점 가운데서도, 실수요 대응 대리점은 더 힘들었다. 제강사와 건설사의 원칙 사이에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납품하고 적자만 떠 안았다는 불만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강사에 보증금을 맡기고, 부실 거래처의 위험부담까지 감수한 대리점 입장에서 일방적인 마감 손실까지 떠안는 구조에 강한 회의감이 든다”며 “적어도 제강사 대리점이 현금장사식 재유통 거래보다 못해선 안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관계자는 “품귀 시장에서는 재고를 못 받고, 공급과잉 시장에서는 재고를 떠안는 것이 유통 대리점 아니냐”며 “제강사 또한 난처한 속사정을 모르지 않지만,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감내만 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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