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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이런 비수기 있었던가..?
철근, 이런 비수기 있었던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0.08.10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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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철근 시장이 겪어보지 못한 특별한 비수기를 보내고 있다.

올 여름 장마는 유난스러움을 넘어 역대 최장 기록을 다시 쓰게 됐다. 마른장마를 당연하게 여겼던 최근 년도의 기억은 무색해졌다. 추위보다 눈(雪), 더위보다 비(雨) 부담이 큰 철근 시장에서는 말할 것 없는 악재다.

두 자릿수 철근 수요 감소세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꽁꽁 얼어붙은 경기까지 감안하면, 올해 여름 비수기는 최악 중 최악이라는 표현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올 여름이 특별한 것은 설상가상의 악조건 때문만은 아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악조건에도, 꿋꿋하게 버티는 철근 시장에 대한 인상이 깊다. 변덕이 심한 철근 시장은 성수기에도 비끗하면 와르르 무너지기가 일쑤였다. 비수기에는 불안한 시세 탓에 사고 파는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당연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면, 올 여름 비수기는 이상하리 만큼 점잖다. 개점휴업의 거래공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철근 유통가격은 성수기 못지 않은 견조함을 이어가고 있다. 넘사벽이던 분기 기준가격과 제강사 판매가격을 바짝 압박하는 가격구조까지 유지됐다.

매출부족이나 시세불안을 의식한 밀어내기식 저가 투매 역시 올 여름 만큼은 자취를 감췄다.

달라진 철근 시장을 새삼 느낄 일이다. 제강사는 최적생산·최적판매와 원칙마감으로 시장을 바꿔가고 있고, 유통업계는 달라진 시장에 적응하기 위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물론 힘겨운 변화의 진통은 끝나지 않았고, 안착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그럼에도, 올 여름은 극한의 악조건에서 달라진 시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격세지감이 큰 올 여름이 향후 철근 시장에서 어떤 의미로 남을 지 각별한 시선으로 지켜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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