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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의 '공감'과 성과의 '위화감'
과정의 '공감'과 성과의 '위화감'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0.08.2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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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철근 제강사가 상반기의 괄목할 경영성과를 꺼내 놨다. 철근 전업 3사(대한,한철,환영)의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9.0%. 수익개선 시너지가 집중된 2분기만 따지면, 11.3%로 최근 10여년 안팎의 과거에서 찾아보기 힘든 어닝 서프라이즈가 맞다.

시장의 만감이 기자에게도 전해졌다. “혹시, 제강사 경영실적 기사를 내보 낸 의도가 있나요…?”라는 뜻밖의 질문도 있었다. 때가 되면 발표되는 경영실적을 직역하듯 풀어 쓰는 기사에 의도가 있을 리 없다. 다만, 으레 나가던 경영실적 기사를 향한 시선이 편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철근 제강사는 이익을 많이 내면 안 되는가?’ 그럴 리가 있는가. 기업의 본분은 이익을 내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하반기 적자위기에서 출발한 정상화 노력의 성과라는 점을 떠올리면, 감격스러울 일이다. 열악한 시장 여건에서 거래의 관행과 구조를 바꿔낸 성과라는 점에서는 값진 일이기도 하다.

두 자릿수 수요 감소 상황에서 달성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의 성과. 사상 최대 호황에서도 적자를 걱정했던 철근 제강사에게는 큰 깨달음과 교훈이 남았을 것이다. 그것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보다 더 소중하고 값진 성과라 생각한다.

복잡했던 외부의 시선은 무엇이었나. 적어도, 유통 대리점과 가공업체는 위화감이나 상실감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유통과 가공 업계 공히 매출과 수익 모두 극한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값진 경영성과를 거둔 제강사도 부인하지 못할 일이다. 제강사가 판매한 철근의 절반 이상은 유통 대리점을 거쳐갔고, 제강사가 납품한 실수요의 대부분은 가공장을 거쳐갔다. 유통과 가공은 수요처나 단순 거래처가 아니라, 보증금을 묻고 소속거래를 유지하는 협력의 관계에 있다.

유통·가공 업계의 허탈함을 외면하기 힘든 이유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공감으로 분담한 고통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괄목할 상반기 성과를 오롯이 제강사의 악전고투 덕분이라 말하기 힘든 이유다.

상반기를 이끈 핵심 화두 ‘정상화’. 취지와 과정의 공감은 있었지만, 성과의 위화감이 문제였다. 힘겹게 이뤄낸 정상화의 성과를 더욱 견고하고 안정적으로 지켜 가기 위해서도, 협력업계의 위화감과 상실감을 줄여가는 노력은 중요하다.

위화감을 풀어가는 방법도 중요하다. 또 다른 위화감을 부추길 수 있는 과거의 관행적 보전이 아니라, 공식화 할 수 있는 정책의 보완으로 협력업계의 정상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 또한 철근 ‘업계’와 ‘시장’의 정상화라는 의미에 부합하는 일이다.

각을 세우고 있는 건설사들의 불만도 돌아볼 일이다. 과거와 현재의 유불리를 따지거나 논쟁을 부추기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다만, 제강사의 정상화 노력과 수요업계의 조달(납품)차질 불만이 얽힐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보다 노련한 대처가 필요한 일이다.

올 상반기의 경영성과가 ‘제강사만을 위한 정상화’라는 오해 정도는 풀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한 차원 높은 정상화의 두번째 걸음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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