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0:03 (금)
베트남 하노이 철근 시장조사
베트남 하노이 철근 시장조사
  • 외부기고
  • 승인 2018.11.01 0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개 요
올 여름 동남아에서 철강 사업을 하는 분의 베트남 건설 전망 발표를 들은 적이 있다. 요지는 ‘베트남이 건설 붐으로 철근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향후에도 지속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년 고생 할 생각하고, 도전 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여, 행동으로 옮겨 시장조사(10.25(목)~29(월))에 들어갔다.

□ 시장조사
베트남에 시장조사 간다고 지인에게 말했을 때, 가장 먼저 질문한 것이 “비빌 언덕이 있냐?”였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더니, “그럼 가서 뭘 확인할 수 있겠냐?”라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무지의 상태에서 계획 후 실행한다는 것도 앞뒤가 안 맞다.

그래서 큰 틀만 잡았다.
    ① 하노이 ☞ 호치민 순으로 시장 조사 후 사업 대상 지역 선정
    ② 베트남 현지 제강사 및 대리점 등 철근 공급선 확보
    ③ 공급선 확보 후 최소 6개월 이상 현지 근무 ⇨ 정확한 실태 파악
       ⇨ 베트남 철근 공급 능력 및 특성 관련 제안서 완성
    ④ 베트남 현지 한국기업, 국내 건설사 대상 베트남 철근 납품 제안
    ⑤ 로컬업체 연계 사업 진행 후 구리철강 베트남 지사 설립
    ⑥ 현지 한국 ⇨ 일본 ⇨ 중국 건설사 순으로 판매 대상 확대
  
망상일 수 있으나,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더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먼저 가 보았다.

하노이는 수도이고, 건설 붐이라 하여 서울 강남처럼 고층 건물이 많거나, 여기저기에서 고층 빌딩이 막 올라오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직사각형 형태의 주택 사이에 듬성듬성 고층 빌딩이 있었고, 마치 우리나라 경기도 시 단위 도시 느낌이 들었다.

베트남 하노이 전경
베트남 하노이 시내 전경

특히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파트가 별로 없었다. 건설 붐인 중국의 경우 여기저기에서 아파트가 올라와 도시 일대가 공사판인데, 하노이에서는 쉽게 볼 수 없어 건설 붐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민족적 특성 때문에 아파트가 별로 없는 것이었다. 베트남 사람은 가족애가 강해 가족이 모여 사는 것을 매우 중시한다. 2~3대의 대가족이 모여 살기 위해서는 아파트 보다는 2~3층짜리 주택이 공간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자금 측면에서 경제적이다.

그래서 아파트 보다 주택을 더 선호한다. 그렇다고 아파트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0~300세대 규모로 있으며, 입주자의 대다수는 현지인 보다 부유층 외국인이다. 최근 들어 한류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아파트 모습을 본 젊은 베트남 사람들이 큰 돈 들여 입주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향후에도 대가족을 구성하는 민족성 특성과 소득 수준을 고려했을 때 아파트 건설 시장 확대는 좀처럼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베트남 직장인 월급 수준은 공무원 30만원, 4년제 명문대를 나온 인력 40~50만원, 선망의 대상인 삼성은 80~100만원 수준이다. 이 소득으로 2~4억원대 아파트를 산다는 것은 특수 계층을 빼고는 어려워 보인다. 아파트 건설은 철근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근원이나, 하노이에서는 아직 아니다.

베트남은 부동산에 대해 개인 소유권이 없고, 장기 임대(50년)만 있다. 그래서 주택을 철거 후 신축하기보다 기존 골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리모델링 하기를 선호한다. 리모델링을 선호하면 직사각형 주택에서도 지속적인 철근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

베트남의 무엇을 보고 건설 붐이라 하는가? 그것은 아마도 주택을 제외한 호텔, 쇼핑몰, 오피스빌딩 등 상업시설을 말하는 듯하다. 실제 하노이 시내의 공사 대부분 상업시설이었다.

(좌)오피스 빌딩 공사 / (우)호텔 신축 공사
(좌)오피스 빌딩 공사 / (우)호텔 신축 공사
(좌)공사 현황판 / (우) 공사장 입구
(좌)공사 현황판 / (우) 공사장 입구

건설현장이 난잡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관리가 매우 잘 되고 있었다. 공사 현황판을 유심히 보니, 베트남 건설사가 아닌 외국 건설사였다.베트남은 경제 성장 중에 있으나, 아직 자본력이 약해 해외자본으로 대다수 상업시설을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해외 자본 유입 규모는 중국(대만) ⇨ 일본 ⇨ 한국 순이며, 중국이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사업 대상의 규모 측면에서 봤을 때 중국⇨일본⇨한국 순이며, 접근성 측면에서 봤을 때는 한국⇨일본⇨중국 순이다.

베트남에 사업하러 와도 베트남 건설사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 기업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즉 접근성이 용이한 한국기업을 1차 목표로 하고, 이후 중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현지에서 든 생각은 '모 아니면, 도'였다. 상업시설 위주의 건설은 아파트 건설과 다르게 연속적이지 않고, 스팟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마치 제주도 건설 붐과 유사한 패턴이 될 수 있다.

제주도에서 건설 붐이 일어났지만, 현지 철근 유통업체는 판매량이 거의 없었고, 오히려 육지에서 사전 선정된 업체가 판매를 독점했다. 이런 구조라면 베트남의 실정을 정확히 파악 후 한국으로 돌아와 베트남 진출 건설사를 대상으로 철근 조달 능력을 어필한 후 사전에 납품권을 확보해 다시 베트남으로 복귀해 납품 관리를 해주는 것이 승산 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2차 유통(나까마)은 사업 아이템이다. 한국처럼 베트남에서 2차 유통을 하려면 우선 하치장 개체수가 많아야 한다. 그런데 하치장찾기가 쉽지 않다. 큰 도로를 따라 3시간 이동해서 겨우 찾았다.

베트남 하노이 유통사 하치장
베트남 하노이 유통사 하치장

자금력과 판매량 고려 50톤 수준의 재고를 보유한다고 하며, 비축을 통한 시세 차익보다 수시 판매 마진을 더욱 우선 시 한다고 한다. 개체수도 적고, 애매한 스탁 판매 구조를 갖은 하치장을 대상으로  2차 유통을 사업 아이템으로 고려하는 것은 좋지 않은 듯싶다.(사견)

물류 여건은 인정하고 넘어갈 부분이지 개선할 부분은 아닌 듯싶다.
① 도심권 도로는 오토바이가 차량보다 훨씬 많아, 차량 이동이 원활치 않다. 참고로 인구가 1억명인데, 오토바이가 1.2억대라고 한다.
② 현재 도로 폭은 주로 1차선이 많지만, 최근 확장공사로 2차선 이상으로 넓어지고 있다. 문제는 차량 이동속도다. 60km 이상 속도를 내지 않는다. 이동시간 산출은 한국 이동시간 X 2.5배 하면 딱 맞다.
③ 비가 자주 와서 25톤 차량 덮개를 소홀히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차량 덮개는 잘 씌우고 다닌다.

시간, 언어, 인맥의 제한으로 한계 있는 시장조사였으나, 나름 보람되었습니다.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여 호치민 시장조사 때는 더욱 근거 있는 내용으로 정보 공유토록 하겠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