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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시장의 침묵은 금일까?
철근 시장의 침묵은 금일까?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4.05 14:5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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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급격한 경기침체 충격으로 올해 1분기 철근 시장은 혹독한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4월, 철근 시장은 수급과 가격 모두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는 기로에 섰다. 남은 올 한 해의 연착륙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도, 4월의 각성은 중요하다. 

중대한 기점인 4월의 철근 유통시장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각자의 사정으로 눈치경쟁을 벌이는 탓도 크지만,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가격방침의 ‘침묵’을 지적하고 싶다.

철근 유통시장은 4월의 출발선을 가늠할 명확한 가격방침도 제시되지 않은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거래를 마친 3월 판매분에 대한 최종 가격도 모르는 형편이다. 전월과 당월의 가격도 모르는 상황에서, 소신껏 판매단가를 제시하는 것은 난센스다.

유통 대리점의 자의적인 예측판매의 책임은 어떻게 물을 것인가. 자의적인 고마감 계산서를 발행하는 것과는 다른 것인가. 지난 1분기 동안 제강사는 ‘얼마에 팔라’는 말이 없고, 유통 대리점은 ‘얼마에 팔았다’ 말하지 못하는, 비상식의 영역에서 사투를 벌였다. ‘외상이면 소도 잡는다’는 선판매∙후정산 시장의 전형으로 돌아간 것이다.

가격방침에 대한 침묵. 즉, 전략적 모호성이다. 불확실한 시황에서 명확한 가격방침을 제시하지 않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속내다. 얼마에 팔라는 말도, 팔지 말라는 말도 안 했으니, 판단과 선택의 책임도 내 것은 아니라는 논리 아니던가. 바로 이 지점에서, 제강사와 유통 대리점 양쪽 모두의 무책임 논리가 만들어진다.  

혹시 잊은 것은 아닌가. 제강사와 유통 대리점은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십’을 나눠야 하는 상대라는 것을. 

협업의 관계를 다져야 할 제강사와 유통 대리점의 사이가 전략적인 모호성으로 채워지면서, 철근 유통시장의 불황을 증폭시켰다. 그 대가가 1분기 시장의 붕괴이고, 회피하고자 했던 책임은 모두에게 돌아갔다. 올 한해 철근 시장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불확실성의 리스크가 차고 넘친다. 공생을 위해 줄여야 할 불확실성의 왜곡을 되레 스스로 키우는 역주행을 벌인 것이다.    

해법의 모순도 컸다. 명확한 가격방침을 고지하지 않으면, 저가판매의 책임을 따질 명분도 원칙마감을 밀어 부칠 근거도 없다. 유통 대리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판매단가의 마지노선 없이는, 정상적인 유통마진을 확보하는 자력마진 체계의 숙제를 푸는 것도 불가능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막연한 예측거래가 만들어 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내는 것이다. 제강사와 유통 대리점의 모호한 침묵이 아닌, 적극적인 소통으로 신뢰할 수 있는 가격방침의 원리를 공유하고, 각자가 책임 있는 판매에 나서야 한다.

결단코, 침묵은 금이 아니다. 굳게 닫았던 입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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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2023-04-06 09:28:15
인민들에게 지도하듯이 하지말고, 판매단가 가이드를 주지말고.......
얼마이하로 판매하라고 지도하지 말고.......
그냥 시원하게 2중판매가격을 철폐하라 !!!!

박** 2023-04-05 15:06:30
한 두달 내내 비나 내려라.......그리고, 장마철로 직진하자.
비가 오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늘에 비나이다 폭우를, 장대비를 ......

박** 2023-04-05 15:03:20
굳게 닫히지 않았지요? 술 마실때, 하고 싶은 말을 할때, 甲질 할때는 잘 열리는데.......
불리하면, 모르쇠로 굳게 닫히기로 일관하는 하지요. 바닷가의 조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