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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기준價 인상의 엉뚱한 효과…"두 가지 역설"
철근 기준價 인상의 엉뚱한 효과…"두 가지 역설"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10.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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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그동안 철근 시장에서 5만원의 가격인상은 ‘대폭 인상’을 상징하는 단위로 인식돼 왔다. 더욱이 계절 성수기의 한복판에서 5만원 넘는 가격인상은 직전의 시장을 들썩이게 만드는 의심 없는 재료다. 가격인상 차익을 의식한 판매중단이나 가수요로 수급상황이 왜곡되는 것도 익숙한 경험들이다.  

10월 철근 유통시장은 혹한기 같은 수요침체로 시달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큰 폭의 11월 기준가격 인상은 침체된 거래가 조금이라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한 줄기 빛과 같은 호재였다. 예상을 빗나간 10월 하순 시장에서도, 마지막까지 시세회복 기대의 끈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까지의 여건을 고려할 때, 11월 철근 기준가격은 톤당 6만원 선. 또는 그 이상의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상징적인 ‘5만원 인상’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와 닿는 큰 인상폭이다. 실제로, 철근 기준가격 결정공식이 구체화된 2016년 이후 현재까지 5만원 이상의 인상은 5번 뿐이다. 기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과거 6만원의 기준가격 인상으로 관련업계가 발칵 뒤집힐 정도의 진통을 겪기도 했다.     

철근 시장에서 6만원의 가격인상은 그런 의미였다.

가격인상을 열흘 남짓 남겨둔 시점이지만, 시장의 침묵은 여전하다. 큰 폭의 11월 가격인상을 미리 반영 하는 가격 상승은 물론, 조금의 거래회복도 느끼기 어렵다는 게 이구동성의 하소연이다. 기대를 빗나간 실망감 때문일까. 길어진 거래침체의 피로감 때문일까. 오히려 ‘가격인상이 가까워진 10월 하순의 거래체감이 중순 이전보다 더 나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례적인 기준가격 인상 재료의 엉뚱한 효과가 흥미롭다. 

‘시세회복의 자극’이 아니라 ‘시장 불신의 확신’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얼마 남지 않은 11월에 무려 6만원 이상의 가격인상이 유력한 데도, 이 정도로 거래가 없으면, 철근 시장이 정말 심각하게 안 좋은 게 맞구나…라는 인식의 흐름이다. 반신반의 또는 포기할 수 없었던 성수기 철근 시장에 불신의 확증을 주는 정반대의 효과로 작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철근 시장에 대한 불신은, 11월 시장에 대한 더 큰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 ‘6만원이나 인상된 11월 이후에는, 얼마 깊은 거래절벽이 있겠냐…’는 두려움의 심리가 증폭되는 것이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큰 폭의 가격인상을 앞두고 가수요로 인한 수급왜곡이 아니라, 시장불신에 확신을 주는 정반대의 왜곡 효과를 걱정하게 됐다. 철근 시장의 공급처와 수요처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 될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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