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팔아야 할까” “살기 위해 팔지 말아야 할까”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철근 유통점들이 생존요건의 딜레마에 빠졌다. ‘매출’과 ‘수익’ 가운데 무엇이 중요한 지. 그래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지를 갈등하는 것이다.
쉽게 답을 낼 수 없는 문제다. 생존을 위한 최소요건에서, 매출과 수익 둘 다 중요하기도 하지만 매출과 수익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도 없는 것이 철근 유통시장의 현실이다.
어떤 현실을 말하는 것인가.
철근 유통이 생존요건을 절박하게 고민하는 것은, 치명적인 수요침체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상황에서 최소한의 유동성, 매출확보를 위해서는 판매를 포기할 수 없고, 판매를 위해서는 최저가 경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철근 유통시장의 실거래가 기준가격을 넘나드는 구조에서, 최저가 판매는 적자마감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즉, ‘판매=적자’라는 등식이 만들어진다. 생존수익이라는 또 다른 목표에 도달하기도 전에, 매출을 실현하는 동시에 적자의 늪에 더 깊숙히 빠져드는 형국.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더 심각한 거래침체와 적자판매 악순환의 여건을 만들어내고 있다.
시장의 딜레마는 이정도로 간단하지 않다.
철근 유통점들은 저가판매의 이유로 ‘거래선 관리’를 꼽는다. 싸게 팔기 위한 핑계처럼 들릴 지 모르지만, 거래선 관리는 최소한의 생존요건과 복잡하게 얽힌 문제다.
철근 유통점이 최소한의 유동성, 즉 매출을 위해 팔아야 하고, 팔기 위해 거래선의 입맛을 맞출 수 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극한 침체장에서는, 거래선의 생존을 위한 매출이나 수익까지 고민해야 한다.
거래선을 잃고 나면, 당장 매출확보가 막막해 진다. 이달 목표매출을 조기 달성했다 해서 판매를 멈출 수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거래선 관리에 실패하면, 곧바로 다음 달, 또는 그 다음 달의 매출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거래선 관리는 유통점이 최소한의 생존요건을 맞춰내고 이어가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거래선의 입맛을 맞추다 보면, 적자판매가 필연적인 또 다른 딜레마에 부딪히게 된다. 최소한의 생존요건을 갖춰내기 위해, 적자판매의 위기를 감수해야 하는 모순적인 굴레에 갇히게 됐다. 살기 위해 팔아야 할 지. 살기 위해 팔지 말아야 할 지 원점의 갈등으로 귀결된다.
철근 유통점들이 밝히는 공통적인 생존목표는 ‘피할 수 없는 적자(판매)를 최소화하는 것’. 참으로 씁쓸하고 야속한 일이다. 어둡고 긴 침체의 터널을 살아서 빠져나오고 싶은 간절함 뿐이다.
크게 한방 터트리거나....
나중에 알거지 안될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