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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철근價 인상, 문제 없을까요…?!”
“2분기 철근價 인상, 문제 없을까요…?!”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3.16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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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2분기 철근 기준가격 인상은 문제 없을까요…?!” 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받는 질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2분기 철근 기준가격 인상폭은 톤당 9만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 때 10만원 넘는 인상폭이 예측되기도 했지만, 9만원의 인상도 대단한 격변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역대 최대 인상폭이다. 건설업계는 물론 철근업계도 겪어보지 못한 가격인상이다 보니, 이런저런 의구심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현행 철근 가격 결정체계에서 2분기 기준가격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크게 네가지 정도의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주관이 배제된 가격 결정이다. 현재 분기 철근 기준가격은 원자재인 철스크랩의 가격 변동을 따져 반영하고 있다. 5년 전부터 철근업계와 건설업계가 합의를 통해 공식을 만들고 준용해 오던 것으로, 결정방식에 예외적인 이견을 갖기 어렵다.

과거 분기 기준가격의 최대 인상폭은 톤당 6만원. 지난 2016년 2분기의 일로 기억한다. 당시에도 큰 이슈가 됐고, 건설업계의 불만이나 진통이 강하게 표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의 분란은 협상을 중심으로 기준가격을 결정하던 상황적 이유가 컸다.

현재의 철근 기준가격은 협상 없이 객관적인 반영요소만 따져 산출된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3년째 이어진 비협상 결정체계에 일방적인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

두번째는 유통가격의 위상 변화다. 올해 1분기 철근 유통가격은 기준가격을 톤당 4~5만원이나 웃돌았다. 수입산 철근 유통가격 마저 국내산 기준가격을 줄곧 3만원 이상 웃돌았다. 과거 철근 유통가격이 기준가격을 크게 밑도는 구조는 건설업계가 철근업계를 압박하던 단골메뉴이기도 했다. ‘기준가격을 유통가격 수준으로 낮추든지, 유통가격을 기준가격 수준으로 끌어 올리든지 하라’는 공세였다.

기준가격을 크게 웃돈 1분기 국내산·수입산 유통가격은 당장 기준가격의 고평가를 말하기 힘든 근거가 됐다. 원자재 대란으로 철근 생산원가가 판매가격을 위협하던 상황에도, 건설현장에 납품된 대부분의 철근은 상당폭의 할인계약 조건이 이행됐다는 점도 상기할 일이다. 일부 현장의 납품차질로 뭇매를 맞았던 철근 업계의 쓰린 속도 한번쯤 들여 다 볼 만 하다.

세번째는 부담을 덜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다. 원자재 대란으로 철근 시장이 들썩였던 1월부터 2분기 철근 기준가격의 최대폭 인상은 예견됐다. 불가항력의 예외적인 상황을 고려해, 2월을 기점으로 분기 기준가격 인상 부담을 나누고 철근 시장의 왜곡을 줄이자는 화두가 제기됐다.

당시 논의가 중단된 것에는, 건설업계의 부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은 이유로 작용했다. 각자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2분기 기준가격 인상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던 기회를 잡지 않은 셈이 됐다. ‘건설업계가 2분기 철근 기준가격 인상에 불만을 제기할 명분을 잃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네번째는 여전한 긴장감이다. 지난 연말 연초 철근 대란의 진원은 ‘글로벌 원자재 대란’이었다. 철근을 만드는 철스크랩 뿐만 아니라 철광석을 비롯한 모든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다. 돈을 줘도 원자재를 구할 수 없었던 탓에, 전 세계의 모든 철강재 시장이 동일한 대란을 겪었다.

원자재 대란은 코로나19 팬데믹 충격과 기능을 상실한 글로벌 경제의 후유증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원자재 대란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는 긴장감 또한 여전하다. 원자재 대란의 1차 충격을 받는 철강업계 뿐만 아니라, 건설업계 또한 당분간 자재조달의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란’이라는 표현이 넘쳐났던 지난 1분기 철근 시장은 상황논리가 강하게 충돌했다. 철근과 건설 업계의 진영논리로 비춰 지기도 했다. 한 발 물어서 보면, 일방적인 잘잘못을 따지기 힘든 논쟁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2분기 기준가격 인상이 철근과 건설 양 업계가 합리적인 파트너십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것이 큰 굴곡으로 남을 올해 1분기와 2분기 철근 시장의 교훈일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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