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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철근 시장, ‘위기’와 ‘자산’
코로나와 철근 시장, ‘위기’와 ‘자산’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0.06.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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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바꿨다. 위기가 바꾼 일상은 불편했지만, 그 안에서 확인한 질서는 전 세계가 ‘한국’을 외치는 위상이 됐다. 위기 대응의 자긍심은 소중하고 값진 자산으로 남게 됐다.

철근 업계는 수요감소와 적자판매의 위기에서 생존을 위한 절실한 질서를 찾아가고 있다. 체질개선을 위한 다이어트와 요요현상 같은 시행착오를 거쳐, 비정상의 정상화를 힘겹게 이뤄가는 과정에 있다.

올 봄 철근 유통시장은 적자마감의 악순환을 끊었다. 너도 나도 감당 못할 적자마감 굴레를 벗어나, 자력으로 유통 마진을 확보하는 ‘상식의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3~4년의 철근 호황에서도 이뤄내지 못한 값진 자산이다.

생존이라는 공감은 컸지만, 시장 구성원의 희생도 컸다. 달라진 시장 탓에, 설 자리가 좁아진 한 유통업체 사장은 “철근 한 대를 구하기도 팔기도 힘들지만, 그래도 지금 시장이 정상인 게 맞다”며 버거운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철근 시장의 정상화는 아직 진행형이다. 첫 발은 띄었지만, 균형을 잡지 못한 흔들림이 여전하다. 그런 상태로, 비수기의 불안이 커지는 6월을 맞았다. 어김 없이 철근 시장은 불안하다.

힘겹게 이뤄낸 값진 변화의 자산을 어떻게 안착 시키고 지킬 것인가. 또, 남은 정상화의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깊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켜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을 분명히 구분 지어야 한다. 잘하고 옳은 것은 지키되, 잘못된 것과 부족한 것은 바꾸고 채워가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않아, 번번이 원점의 위기로 돌아가는 시행착오를 반복한 것이기도 하다.

생산과 유통 원가, 각자의 생존을 지킬 수 있는 상식적인 가격체계는 반드시 지켜야 할 자산이다. 반대로, 힘든 변화를 이겨내는 희생과 달라진 시장의 성과는 정교한 균형을 찾아야 질서를 이어갈 수 있다. 거래관행의 변화에서 필연적인 수요업계의 불만까지도 설득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궁극적인 변화를 관철할 수 있다.

고민스런 6월을 출발하기 전에 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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