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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 1월 시세 가늠할 ‘기대’와 ‘우려’
철근 유통, 1월 시세 가늠할 ‘기대’와 ‘우려’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12.30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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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시장이 2023년의 첫 단추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 하반기 내내 극심한 거래침체에 시달린 데다, 내년 시장에 대한 막연한 공포까지 더해져 있기 때문이다.

1월 철근 유통시장의 전향적인 거래변화를 장담하기 어렵다. 연초 시세를 점치기 어려운 여건에서, 방향성을 읽어내기 위한 예민한 시선이 오갈 전망이다. 철근 유통시세를 가늠할 기대와 우려의 주안점을 점검한다.

기대 : 미뤄진 유통수요, 시세불안만 줄일 수 있다면...


■ 바닥 비운 유통시장, 구매 타이밍 노린다

철근 유통시장은 바닥을 깊숙이 비운 상태다. 단발성의 최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매출입을 조절하는 연말 거래가 오가긴 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재유통 하치장과 바닥 수요처들은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으로 구매를 미룬 상태다. 

침체된 철근 유통시장이지만, 일정 수준의 잠재수요가 대기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시중 철근가격이 ‘바닥’이라는 확신이 드는 특정 시점에, 유통시장의 구매력이 집중되는 기대를 가질 만 하다.

■ 2월 가격이 뒤를 받쳐줄 수 있다?!

1월 철근 유통 거래심리에서 중요한 것은 2월이다. 2월 가격의 방향성에 따라 1월 시장의 거래심리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2월 철근 기준가격이 1월의 구매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판단기준인 셈이다. 

국내 철스크랩 가격은 12월 하순에만 톤당 6만원의 상승폭을 기록한 상태다. 해외 철스크랩 가격과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장이 유효한 구조다. 현재까지의 여건을 고려할 때, 2월 철근 기준가격은 여전히 ‘동결’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1월 철스크랩 가격의 추가 상승폭에 따라, 2월 철근 기준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적어도 2월 철근 기준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신뢰가 1월의 유통시세를 지탱할 수 있다. 만약 2월 기준가격의 인상 기대까지 신뢰로 굳어진다면, 보다 적극적인 버팀목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 수입 철근의 각성, 가격차 좁히기 ‘시동’

철근 수입업계가 가격인상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산 대비 15만원 안팎의 과도한 가격차에 대한 회의감이 큰 데다, 수입원가 상승의 긴장감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줄어든 보유재고와 구색불편, 신규 계약감소 등을 고려할 때 ‘급할 게 없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수입업계는 ‘2만원 선의 가격인상으로 1월을 출발해 최대한 빨리 톤당 90만원 대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수입업계의 가격인상 의지가 관철된다 해도, 기존 가격차가 워낙 큰 탓에 곧바로 국내산 철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긴 어렵다. 다만 수입산 철근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설 경우, 국내산 철근 시장의 저점인식을 높이거나 거래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호적인 효과를 기대할 만 하다.

우려 : 절정의 수요공백과 짧은 영업일의 한계 뛰어 넘어야...


■ 절정의 동절기 시장의 한계…’짧은 영업일 압박’

1월 시장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짧은 영업일이다. ‘절정의 동절기에 진입하는 계절적인 부담’과 ‘부족한 영업일의 압박’이 맞물린다는 게 철근 시장에 큰 부담이다. 자칫, 1월의 짧은 영업일을 의식해 선제적인 매출확보에 나서는 조급한 거래심리에 끌려 갈 수 있다. 

내년 1월에 포진한 설 연휴는 4일간으로 올해(5일간)보다 짧다. 하지만 1월 하순을 가로막는 연휴의 시점은 월말∙월초에 걸쳤던 올해보다 큰 부담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반토막 영업일로 체감될 수 있다. 설 연휴로 크게 줄어드는 1월 영업일(20일간) 자체의 부담도 크지만, 설 연휴 전후의 거래차질도 불편한 일이다. 

■ 할인판매의 연장선…막연한 기대와 우려

제강사의 이원화 가격정책은 또 한번 해를 넘기게 됐다. 당분간 8만원의 이원화 틀은 유지한 채, 시황에 따라 할인폭을 조절하는 탄력적인 운영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철근 유통시장은 불확실한 이원화 가격체제에 대한 피로감과 긴장감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11월분 마감에서 제강사마다 적용방침은 제 각각으로 달랐다. 유통시장의 관심은 ‘12월분 마감’과 ‘1월 판매의 할인적용 여부’에 쏠릴 전망이다. 1월 철근 시장에서 확인될 제강사 가격방침의 대세에 따라, 짧은 영업일의 승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선제적인 매출을 노리는 거래심리와 시중 유통가격 또한 후정산에 대한 신뢰가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 

■ 근본적인 수요공백, 백약이 무효할 수도…

해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 것은 수요공백이다. 실수요와 유통의 양극화로, 철근 유통시장은 바닥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있다. 지난 4분기 동안 한계로 실감된 수요공백이 1월 시장에 그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짧은 영업일이나 할인판매 등 1월의 변수로 꼽았던 다른 요소보다, 훨씬 부담스런 한계로 와 닿을 수 있다. 최소한의 계절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 절정의 수요공백을 버텨내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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