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03 (금)
선 넘은 철근 유통價…"7월의 데자뷰 일까?"
선 넘은 철근 유통價…"7월의 데자뷰 일까?"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1.11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주차 국내산 유통가, 마감 하회폭 6만원 ‘육박’
새로운 한계 시험하는 혹독한 시험대 오를 것
작년 7월 기시감, 유통시장 문제 찾는 비교 의미
치열한 유통價, 부정적인 견인과 견제로 상호작용

철근 유통가격이 한계를 시험하는 불안한 시험대에 올랐다.

1월 2주차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이 톤당 97만원~98만원을 오가는 상황이다. 1월을 시작한 지 열흘만에 1월 유통(일반)판매 가격(103만3천원)을 6만원 가깝게 내려서는 위기를 맞게 됐다. 마지막 저지선인 철근 기준가격(95만3천원)과는 불과 2만원 대의 격차로 바짝 좁혀졌다.   

수입산 철근 1차 유통은 월초 가격인상 이후 톤당 87만원~88만원의 가격대를 버티고 있지만, 국내산과 10만원 안팎의 가격차를 두고 있다. 수입 철근의 반격을 국내산 철근 가격의 하락 방어 재료로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즉, 국내산 철근 유통시장의 근본적∙구조적 문제의식과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형국이다.

■ 수요침체∙가격하락 맞물리는 악순환…”7월과 같은 듯 다르다”

연초 철근 유통시장은 수요침체와 가격하락이 맞물리고 있다. 가격하락이 거래심리를 얼어 붙게 만들고, 그것이 더 낮은 최저가를 등장시키는 악순환의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유통 프로젝트의 한계선 마저 넘어선 유통가격의 추가 하락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것도 문제다. 1월 철근 유통시장이 새로운 한계를 확인하는 혹독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1월 철근 유통시장을 ‘지난해 7월’과 비교하는 기시감(데자뷰)이 커졌다. 실제, 지난해 7월 철근 유통시장 역시 수요침체와 가격하락 불안감이 강하게 맞물리면서 시중 유통가격이 유통(일반)판매 가격에 맞닿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당시 4년 만에 등장한 할인판매가 이례적인 시황을 상징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철근 유통시황이 지난해 7월과 닮아가는 것은 맞다. 하지만 시장의 여건과 구조에서 분명한 차이를 갖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닮은꼴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올해 1월 현재 시장의 문제를 찾는 의미가 크다. 

지난해 7월은, 월초부터 제강사의 공격적인 할인판매가 시세하락을 견인했다. 하지만 올해 1월은 제강사의 공식적인 할인판매 고지가 아닌, 철근 유통시장의 유동성 문제가 시세하락을 주도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통시장의 거래량과 재고가 크게 줄긴 했지만, 당장 돌아오는 전월 분 결제자금과 부가세 결제 등 최소한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저가판매를 멈추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철근 유통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불확실한 할인(후정산)방침과 적자마감보다 더 불안감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차기 철근 기준가격도, 지난해 7월과 크게 다른 점이다. 지난해 7월 철근 유통시장의 할인방침과 저가판매의 가장 큰 설득력은 8월 기준가격의 대폭락(15만4천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2월 철근 기준가격은 일찌감치 ‘동결’의 유력한 가닥이 잡힌 상태다. 오히려 제강사의 ‘기타원가’ 반영 변수로 일정폭의 인상 가능성까지 지켜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계선을 크게 넘서는 올해 1월 철근 유통가격을 더욱 심각한 문제로 바라보게 됐다. 큰 폭의 기준가격 하락을 선반영 하고 가격구조를 회복했던 지난해 7월→8월과 달리, 올해 1월 철근 유통 가격의 2월 회복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차이점은 한국특강이다. 지난해 7월의 가격붕괴는 한국특강의 변수가 배제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은 한국특강의 변수가 본격화되는 기점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한국특강의 철근 유통판매 가격은 지난 연말의 최대 할인폭을 그대로 이어 1월을 출발했다. 98만원으로 출발했던 1월 판매 고시가격이 오늘(11일)부터 톤당 97만원으로 조정됐다. 한국특강 대리점의 시중 판매가격은 금융ㆍ물량 할인을 고려해 톤당 95만원 선까지 나올 수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국특강이 철근 유통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철근 유통가격의 견제 구조를 주목해야 한다. 현재 철근 시장의 가격구조는 회복세가 아닌 하락세를 견인하는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치열하게 사투를 벌이는 각각의 가격이 회복을 견제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 말하자면, 국내산 단압철근이 수입 철근의 가격상승을 견제하고, 한국특강 철근은 동종 제강사 철근의 가격하락을 견인하는 동시에 수입 철근 가격의 상승을 견제하는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