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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도 붙는 철근 수입원가 하락, “국내산 적신호”
가속도 붙는 철근 수입원가 하락, “국내산 적신호”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11.09 0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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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국내산-수입산 가격차 8만5천원으로 확대
거래침체 공통분모 外 큰 원가격차도 큰 이유
환율 하락 여파, 수입원가 84만원 선까지 하락
신규 계약물량 원가는 70만원 대로 떨어질 전망
국내산 판매 열세, 가격하락 리스크 부담 커질 것

철근 시장에서 수입원가 하락 변수가 커지고 있다. 국내산의 판매 열세와 가격하락 리스크를 동시에 키우는 요인으로 주목된다. 

8일 현재 철근 1차 유통 기준, 국내산(104만5천원)-수입산(96만원) 철근 가격차는 톤당 8만5,000원으로 벌어졌다. 10월까지만 해도 톤당 5만원~6만원 대 격차를 유지하던 것에서 최소 2만원 이상 확대된 것이다. 

철근 유통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하는 공통 배경은 ‘거래침체’다. 하지만 국내산-수입산 가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원가 격차 탓이 크다. 

국내산 철근 유통의 경우, 제강사의 11월 판매고시가 톤당 106만4,000원(일반판매 기준)를 원가로 볼 수 있다. 일부 제강사의 탄력적인 가격체계를 감안하더라도, 제강사의 판매 기준가격을 크게 벗어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달리, 수입 철근의 원가는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 대로 떨어지면서 수입원가 하락에 힘을 싣고 있다. 엔화 가치 하락 또한 동일한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달 신규 계약 당시 중국산(582달러)과 일본산(8만5천엔) 철근의 수입원가는 톤당 86만원(부대비용 포함) 안팎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최근 환율 하락을 반영할 경우, 수입원가는 84만원 선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11월 국내산 철근의 유통원가(106만4천원)와 비교하면, 무려 22만4,000원이나 낮은 원가를 확보하게 된다. 

심지어, 11월 중국산 철근의 한국향 신규 수출계약이 톤당 545달러(SD400,10mm,CFFR) 선에 타진되고 있다. 10월 계약(영강,582달러)가격보다 37달러나 낮은 수준이다. 현재 환율 기준 예측원가는 78만원~79만원까지 떨어지는 계산이 나온다. 

철근 수입업계도 속은 편치 않다. 수입원가가 떨어지는 것보다 판매가격 하락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심한 거래침체에 시달리는 철근 유통시장에서 국내산과 수입산이 경합하는 원가가 너무 크게 다르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다. 

철근 수입원가 하락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은,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 모두에 부담이다. 

수입 철근은 월등한 원가경쟁력의 무기를 손에 쥐게 되지만, 거래침체 시황에서 너무 쉽게 판매가격을 떨어트리는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  

국내산 철근의 입장에서는, 제한된 수요를 두고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여야 하는 시황에서의 열위가 큰 부담이다. 향후 국내산-수입산 유통 가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경우, 특정 시점에서 국내산 철근의 가격하락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 제강사의 가격정책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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