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7:03 (금)
크게 늘어난 빌릿 판매, ‘내수’보다 ‘수출’ 선택
크게 늘어난 빌릿 판매, ‘내수’보다 ‘수출’ 선택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8.09.28 2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7월까지 판매 20만톤 상회..지난해 두 배 ‘훌쩍’
내수판매 감소한 반면, 수출은 10배 이상 폭증..’대조’
봉형강 수요·수익성 감소 만회..수출경험·판매경쟁도 의식

올 들어 빌릿 판매량이 지난해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만들어 쓰는 것보다, 파는 게 여러모로 득이라는 생각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빌릿 시장은 물론, 봉형강 시장의 복합적인 지형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한국철강협회 통계
한국철강협회 Steel Data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7월 동안 국내 제강사의 보통강 빌릿 판매는 20만3,64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3%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내수판매는 7만7,375톤으로 지난해 보다 7.8% 감소한 반면, 수출은 10배 이상 늘어난 12만6,274톤으로 폭증했다.

해당 기간 빌릿 생산은 679만3,682톤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엄격히 비교하면,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구조적인 변화가 확연하다. 비탄력적인 생산은 미미하게 감소한 반면, 수출을 중심으로 한 외부 판매는 대폭 늘어난 것이다.

봉형강 시황 악화로 자체 하공정 수요가 위축됐다. 하지만 중국산 등 크게 줄어든 수입산 빌릿 공급을 대체하기 위한 국내수요가 늘어나며 자체 하공정 수요감소를 만회했다. 제강사 입장에서는 상공정 가동 원가를 의식해 빌릿 생산을 크게 줄이지 않은 대신, 외부 판매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판매 비중은 극미하지만, 올해 1월~7월 빌릿 판매는 생산량의 3.0%로 전년 동기 1.4%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철근 등 봉형강 수요감소 상황에서 제품 대신 수요가 활발한 반제품 판매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올 상반기 제품 가격 급락으로 수익악화 부담이 컸던 것도 적극적인 빌릿 판매를 자극했다. 하공정을 거친 제품 판매보다, 견조한 고가 시세가 유지된 반제품 판매가 수익적인 측면에서 나았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 통계
한국철강협회 Steel Data

빌릿 판매증가가 수출에 집중됐던 것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일단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인접 공급 경쟁국이나 수요국의 빌릿 가격이 고가로 형성됐던 것을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수출 중심 빌릿 판매증가를 가격우위나 수익확보 때문만으로 보기 어렵다. 수출 가격이 내수판매 보다 월등히 높지 않았던 데다, 부대비용 등을 감안하면 내수판매보다 낮은 가격도 적지 않다.

봉형강 시장의 수요감소 대세를 의식해 크게 늘어난 수출 관심을 주목할 만 하다. 내수판매에 주력해오던 제강사들이 올 들어 반제품이나 제품 수출을 적극 타진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부족한 수출 경험을 쌓기 위해서라도, 수출을 선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품의 시장의 경쟁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곱씹을 배경이다. 봉형강 시장의 수요감소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제품 시장의 판매경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수출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견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