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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릿 수출입 균형, 바람직한가?
빌릿 수출입 균형, 바람직한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8.09.03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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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빌릿 수출입 수량·가격 사실상 동일수준 ‘균형’
- 가격급등 상황서 수출↑·수입↓..’시황악화도 큰 자극’
- “산업 내 비효율성 문제, 수익 차원에서도 설득력 낮아”

올 들어 빌릿 수출입이 근소한 차이로 좁혀졌다. 수량과 가격 모두 미미한 격차로, 사실상 완전한균형을 이룬 구조로 볼 만 하다. 2월까지만 해도 10배 수준의 수량차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연출된 격변이다.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보통강 빌릿 수출(2만4,865톤)과 수입(3만1,636톤) 격차는 6,771톤에 불과했다. 수출입 격차가 일시적으로 좁혀졌던 2015년 6월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수출입 격차가 본격적으로 줄어든 5월 이후 3개월 누적 수출입 격차도 1만4,764톤. 수출입 가격차가 크게 좁혀진 3월 이후 5개월 평균 격차는 톤당 3달러에 불과했다.
 

한국철강협회 DB
한국철강협회 DB

빌릿 수출입 균형의 배경은 명확했다. 빌릿 수출입 가격 모두 크게 뛰면서 수입은 급감했고, 수출은 급증으로 엇갈렸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상반기 동안 심각했던 철근(or 일반형강) 시황악화가 큰 자극으로 작용했다. 갑작스런 수요감소와 수익악화 상황에서 비싼 빌릿 수요는 감소한 반면, 가동률 하락과 수익악화를 만회하기 위한 빌릿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

빌릿 수출입 균형을 향한 시선을 곱지 않다. 높은 빌릿 가격의 설득력은 공감하지만, 국내 동종 산업 내 효율성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빌릿이 꼭 필요한 수요업체는 더 비싼 값에 수입하고, 빌릿 생산이 여유 있는 공급업체는 더 낮은 가격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빌릿 수출입 가격이 동일하다 해도, 평가와 의미는 다르지 않다. 수출입 리스크와 부대비용 부담을 감수하는 손실을 모두가 떠안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주요 빌릿 수출업체와 수입업체는 인접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출입, 즉 교역의 설득력은 확실한 우위나 열위다. 빌릿 수입가격보다 수출가격이 크게 높거나 낮다면, 수출입 수량이 동일하더라도 동종 산업 내 비효율성을 지적할 사람은 없다. 각 기업 본연의 목적인 수익성이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설득력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일한 가격과 동일한 수량의 수출입 균형은 곱씹어 볼 대목이다. 산업 내 효율성을 차치 하더라도, 엄밀한 수익 차원에서도 빌릿 수출입 문제를 다시 따져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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