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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선택하고 남길 것인가
무엇을 선택하고 남길 것인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9.08.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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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월말이 다가오면서 철근 시장은 제 각각의 8월 마감하고 있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니었던 8월의 결과가 좋을 리 없다. 휴가와 기상악재, 도무지 살아나지 않던 거래심리 탓에 매출은 텅 비었다. ‘반토막은 그나마 양반’이라는 푸념에서 체감의 깊이를 짐작할 만 하다.

어김 없는 적자마감 걱정도 커졌다. 제강사의 유통향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8월 철근 유통시장은 적게는 톤당 2만원, 많게는 톤당 3만5,000원. 한 달 평균 톤당 3만원의 적자마감 구조를 떠안게 됐다.

손실보전 생각이 안 날 리 없다. 더욱이 8월에는 ‘시장가격에 맞춰 팔아봐라’는 해석하기 나름의 귀띔도 있었던 상황. 오롯이 감당하기 힘든 손실의 보전 기대 혹은 간절함은 크다.

철근 유통 대리점은 앉으나 서나 손실보전 걱정이었다. 근거를 확인하기 힘든 소문 탓에, ‘나만 안 받는 게 아닌가…’ 막연한 의구심마저 커졌다.

8월분 손실보전 걱정은 좀 다르다. 굳이 표현하자면, ‘해줘도 걱정 안 해줘도 걱정’이다.

여느 달보다 컸던 8월의 적자폭을 생각하면, 손실보전은 두 말 할 것 없이 절실하다. 하지만 8월의 손실보전을 받고 나면, 이전까지의 손실보전 기대가 공염불이 될까 걱정이다. 그러니, 받아도 안 받아도 불편한 것이 8월분 손실보전인 셈이다.

손실보전을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속사정도 편할 리  없다. 8월 말의 철근 시장은 어김 없는 침묵이 흐르고 있다.

다시 8월을 돌아 보자. 7월 시장에서 불거진 구조적인 문제가 커지지 않길 바랬던 8월의 시행착오는 되레 더 컸다. ‘누구에게 라도, 무엇 하나라도, 위안이 남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깊다.

올 한해의 숙제를 풀기에도 미루기에도 여유롭지 않은 넉 달이 남았다. 다시 시작하는 9월에는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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