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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제강사 원가충격 재현…"가격일원화 아득"
철근 제강사 원가충격 재현…"가격일원화 아득"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3.17 0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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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스크랩 12만원↑ vs 철근 6만원↑…2만9천원은 부자재
후행 하는 가격결정 시스템, 또 다시 원가충격 한계 직면
제강업계 수익방어 총력전 당연…가격일원화 고민 사라져
유통업계, 가격정책 불만·기대 공존…복잡한 감정 뒤엉켜

철근 제강업계의 원가충격 공포가 커졌다. 원자재 가격 폭등세를 쫓아 가지 못하는 철근 가격 때문이다. 향배에 관심이 쏠렸던 철근 가격일원화도 멀찌감치 미뤄질 전망이다.

국내 철스크랩(중량A) 시중가격이 톤당 70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이대로 라면, 남은 3월 중에 70만원 선 돌파도 무리가 없을 기세다. 올해 1월~3월 중순까지 철스크랩 유통가격 누적 상승폭은 톤당 12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같은 기간 철근 기준가격 인상폭은 톤당 6만원. 철근 1차 유통가격은 톤당 7만원의 상승에 그쳤다. 그 마저 2월 기준가격 인상폭 2만9,000원은 부자재 가격의 누적 상승분을 예외적으로 반영한 것. 이를 제외하면, 3월 현재까지 철근 기준가격의 철스크랩 상승분 반영은 3월의 3만1,000원뿐인 셈이다. 철스크랩 가격 상승폭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철근 제강업계는 지난해 6월부터 철근 기준가격의 개선된 결정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구간별 철스크랩 상승폭이 ±5% 이상 변동할 경우, 철근 기준가격에 선제적으로 반영해 철근업계와 건설업계의 원가충격을 줄이는 취지다. 하지만 철스크랩 가격이 워낙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개선된 철근 기준가격 결정방식으로도 추격이 어렵게 됐다. 철스크랩 가격을 후행 반영하는 시스템의 한계가 다시 커진 것이다. 

제강업계 관계자는 “추격이 불가능한 원부자재 가격 폭등세가 이어지면서 수익방어는 물론 구매-생산-판매 전반의 차질을 겪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원가를 후행 하는 철근 가격결정체계와 계약조건에 발이 묶인 실수요를 벗어날 방법이 없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일부 철근 납품은 조만간 적자구조를 현실로 마주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아득해 진 철근價 일원화 화두 “복잡한 감정선”

3월 초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제강사들 사이에서도 ‘가격구조 개선과 수입방어를 위해 기준가-일반판매가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원가충격의 공포를 마주한 지금은 수익방어를 위한 총력전이 당연해 졌다. 

철근 시장 안팎에서 ‘가격일원화는 물 건너 갔다’ 예단하는 것도 당연한 분위기다.

유통시장의 감정은 더 복잡해 졌다. 8만원의 이원화 가격정책을 뛰어넘지 못하는 실수요 수주공백에 위기감이 커진 동시에, 다음 달 제강사 유통 판매가격의 인상폭 축소를 걱정하고 있다. 당장의 유통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가수요 동력’과 ‘마진확보 기회’조차 잃어 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철근 유통시장은 팔지도 사지도 못하는 거래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8만원’의 가격이 사라지는 가격일원화가 단행될 경우, 쌓여 있는 재고의 평가손실로 디폴트 상황에 빠질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수요와 재유통 어느 쪽에서도 활로를 찾지 못하는 막막한 실정”이라며 “제강사의 가격정책에 대해 어떤 불만과 기대를 가져야 할지도 혼란스러운 형편이 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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