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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가격인상 앞둔 철근 유통, “작년과 다른 5가지”
최대 가격인상 앞둔 철근 유통, “작년과 다른 5가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4.12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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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철근 시장이 최대폭의 가격인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역시 최대폭 인상의 기점이 있었지만, 올해는 다양한 측면에서 크게 다르다. 지난해와의 비교로 현 시점 철근시장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돕고자 한다. 
 

최대폭 인상 이후 “뒷배가 약하다…?!”

먼저 ‘시점’이다. 지난해 철근 시장에서 최대폭의 가격인상은 4월이었다. 원자재 대란을 예상치 못했던 건설현장이 총력공사를 진행중이던 상황에서, 가격불문 철근 수요가 일어나던 시장이었다. 무엇보다, 최대폭의 가격인상 충격을 버텨낼 5월이라는 극성수기가 남아 있었다. 

올해 상반기의 최대폭 인상 시점은 5월이다. ‘뒤늦게 시동이 걸린 실수요가 뒷심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6월부터는 태풍과 장마 등 계절적인 변수가 많아지는 기점이다. 최대폭 가격인상의 충격을 줄여줄 물리적·심리적 완충공간에서, 지난해의 4월과 올해의 5월은 큰 차이가 있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4월의 8만8,000원 인상 직후 5월 시장을 지탱해줄 6월의 추가 인상(4만2천원)이 있었다. 지난해 5월은 생산차질 변수까지 더해져 수급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올해는 5월의 최대폭 가격인상 직후 시세를 지탱해줄 추가 인상에 기대를 걸기 어렵다. 러-우전쟁에 자극을 받았던 원자재 시장의 조정 분위기가 뚜렷하다. 설사 6월의 철근 기준가격이 추가 인상되더라도, 웬만큼 큰 인상폭이 아니라면 5월의 거래심리를 지탱하기 어렵다. 1만원~2만원 정도의 추가 인상으로는 ‘고점인식’과 ‘계절적인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어렵다.    

꽉꽉 눌러 채운 시중재고, “퍼내기 부담 크다”

시장의 보유재고도 크게 다른 점이다. 지난해의 최대폭 인상시점인 4월을 전후로 철근 시장은 극심한 재고부족에 시달렸다. 올해는 연초부터 완충상태가 지속됐다. 최대폭의 가격인상을 앞둔 4월까지 꽉꽉 눌러 보유재고를 채운 상황이다. 수입 철근 시장 또한 가격상승 기대감과 집중입항으로 보유재고가 늘어났다. 인천항 보유재고는 최근 5주 연속 늘어 11일 기준 23만톤에 근접했다. 지난 연말 이후 이어온 재고감축 노력이 무색해졌다.

절대적인 재유통 의존, “판매구조가 취약하다”

유통시장의 판매구조도 취약하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철근 유통시장은 매출과 재고를 안배할 수 있는 ‘실수요’와 ‘재유통’ 판매가 공존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철근 유통시장은 실수요 기반을 상실한 상태이며,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는 실수요도 부실의 리스크가 커졌다. 재유통에 집중된 철근 유통시장의 불균형 구조가 취약한 여건으로 지적된다.  

배고픈 철근 유통, “절박한 올인…리스크”

최대폭의 가격인상을 기다리는 여유도 다르다. 지난해 철근 유통시장은 4월의 최대폭 인상 전인 1월~3월 석 달 평균 톤당 5만원의 여유로운 마진구조를 확보하고 있던 상태였다. 이에 반해, 올해는 1월~3월 평균 마진구조는 톤당 2,000원. 4월 2주차에 들어서야 간신히 1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사실상 올해 상반기 내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버틴 셈이다. 수익구조의 갈증과 매출입 불균형을 해소할 승부처로, 모두가 5월의 가격인상을 조준하고 있다.

인상가격 관철 “안정감이 다르다”

인상된 판매가격을 관철하는 안정감이 다르다. 지난해 최대폭 인상기점인 4월에 앞서 철근 유통가격은 일찌감치 예상가격을 따라잡았다. 3월 말 톤당 79만원~80만원으로, 4월 유통향 판매가격(79만3천원)을 미리 관철했다. 인상기점인 4월에는, 시작과 동시에 마감가격을 2만원 가량 웃돌았다.

올해도 큰 폭의 5월 가격인상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만큼 공격적인 선제 반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남은 4월 동안 매주 1만원씩 상승한다고 전제할 경우, 5월 예측 인상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인상폭은, 5월 시장 안에서 치열한 판매경쟁과 함께 관철해야 하는 부담으로 떠안게 된다.  

수입산과 가격차도 다르다. 지난해 상반기 수입 철근 가격은 줄곧 국내산을 앞질렀다. 최대폭 인상기점인 4월 전후에도, 공격적인 가격인상으로 국내산을 끌고 갈 정도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수입 철근이 국내산을 평균 4만원 가량 밑도는 구조가 지속됐다. 4월 중순 현재도 4만원 안팎의 가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현재의 가격구조가 지속될 경우, 5월 가격인상 직후 수입산과의 판매경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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