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방침’과 ‘시세’ 어느 쪽도 따를 수 없는 실정
제강사 마감선 4~5만원 밑도는 유통價 ‘적자마감 공포’
철근 유통점이 9월 판매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신통치 못한 시장을 상대로 판매에 나설 수도, 안 나설 수도 없는 진퇴양란의 속앓이가 깊어 졌다는 호소다.
적자 위기감이 높아진 철근 제강사는 고마감 방침으로 경각심을 높이기 시작했다. 주요 제강사를 중심으로, 톤당 70만원의 최고가격을 원칙 적용하는 마감방침이 재확인 되고 있다. 더 이상의 유통가격 후퇴에 감당할 수 없는 제강사의 압박이 시작된 셈이다.
유통시장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강사 형편을 모르지 않지만, 마감방침 대로 판매에 나설 수도 없는 형편이다. 월초부터 지속된 거래부진으로 매출목표 미달폭이 커진 데다, 남은 9월도 추석연휴로 짧은 영업일 부담이 크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막혔던 거래흐름이 터졌지만, 매출만회 부담으로 마감가격과 판매가격의 격차를 좁힐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9월 중순 현재,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톤당 66만원 대 판매가격을 고수할 수 없게 됐다. 명절을 앞두고 최저가 폭이 커지면서 시중가격은 톤당 65만원~66만원(10mm,현금) 대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 제강사가 제시한 마감가격과는 톤당 4만원~5만원을 밑도는 구조다.

제강사 매입에 의존하는 대형 1차 유통점의 답답함은 더욱 크다. 시중 최저가격 매입으로 거래손실이나 매출 조절에 나설 수도 없는 형편이다 보니, 고(高)마감 압박은 고(苦)마감 공포일 뿐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마감방침과 시세 중에 어느 것도 맞출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고마감 방침을 앞세운 제강사와 유통점의 난처한 충돌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상황이라면, 올해 들어 가장 심각한 적자마감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며 “남은 9월 판매보다 9월분 마감대란이 훨씬 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