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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사와 건설사의 ‘위험한 침묵’
제강사와 건설사의 ‘위험한 침묵’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9.04.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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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철근 가격방침을 사이에 둔 제강사와 건설사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사활의 무게로 공감됐던 침묵에 대한 시선은 우려를 넘어 위기의식으로 바뀌고 있다.

현실을 직시해 보자. 철근 가격방침의 충돌이 시작된 이후 제강사와 건설사는 기 계약물량에 대한 마감방침을 정한 것 외에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 각자 주장의 논리와 설득력을 정교하게 다듬지도 못했다.

'현실의 문제를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질책에 어느 쪽도 당당하지 못한 형편이 됐다. 넉 장의 달력을 넘기는 동안 철근 가격방침 충돌은 민망할 정도로 출발선 그대로에 머물러 있다.

지난 주 건설업계는 사실상의 총력전을 선언했다. 범 건설업계 차원의 공동대응과 공정위 제소 등 굵직하고 예민한 이슈들이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아직 폭풍 전야처럼 조용하다. 제강사 역시 어색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제강사와 건설사의 대결로 현실의 위기를 맞게 된 시장에서는 어느 쪽의 입장도 공감하기 힘든 '위험한 침묵'으로 느껴질 뿐이다.

상황의 문제를 되짚어보자. 4개월을 이어온 가격방침 대결의 출구는 제강사와 건설사 모두에게 절실해 졌다. 하지만 양측 모두 사태를 풀어낼 링 안에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상대방을 설득할 만한 복안이 양쪽 모두에게 없다는 점이다.

'곪아 터져야 답을 낼 수 있다'는 무책임한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 해도,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활을 건 대결에 나선 만큼 무거운 책임감으로 사태해결을 위한 현실문제와 마주서야 한다.

한 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싸움의 당사자들보다 더 큰 위기에 내몰린 양측의 협력사들에게는 과연 어떠한 위로를 줄 것인가. 당연하지 않은 희생에 대한 책임과 상생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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