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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가공, 비수기 건너 뛰고 ‘성수기 직행’
철근 가공, 비수기 건너 뛰고 ‘성수기 직행’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8.11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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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가동률 88.1% 당초 예상보다 3.9%p 높아
장마·레미콘 파업 변수 축소..원철부족·인력난 지속
8월도 85.8% 가동 전망, 비수기 없는 연장선
재고보충 부족, 숨 고를 여유 없는 성수기 진입 부담
누적된 수요에도 열악한 가공여건..신규 수주 미뤄져

철근 가공시장이 숨돌릴 여유 없이 성수기로 직행하게 됐다.

본지가 경기·충청권 주요 철근 가공(건축용,1차 수주)업체 15개사의 체감경기를 조사한 결과, 7월 평균 가동률은 88.1%로 전월 대비 2.7%포인트의 낙폭에 그쳤다. 우려했던 장마와 레미콘 파업 등의 변수가 축소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7월 가동률(84.2%)보다 3.9%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조기 반등한 철근 시세와 8월 가격인상을 의식한 실수요 시장의 선제적인 납품 요구도 철근 가공업계의 7월 가동률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반대로, 짧은 장마 이후 극한 폭염과 고질적인 원철부족, 인력난 등은 7월 가동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반적인 체감에서는, 절반 이상의 가공업체가 6월보다 떨어진 가동 체감을 밝혔다. 하지만, 7월에도 40%에 해당하는 업체는 6월보다 높거나 동일한 가동률을 체감했다.

8월도 견조한 가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경기·충청권 가공업계는 8월 가동률을 전월 대비 2.3%포인트 낮은 85.8%로 예측했다. 8월 1주차에 철근 가공과 타워크레인 업계의 공동휴가로 영업일이 줄어든 데다, 폭염과 건설현장 휴가가 길어지면서 실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응답업체 가운데 33%가 가동률 하락을 예상했지만, 67%에 해당하는 업체가 7월보다 높거나 동일한 가동을 전망했다.

철근 가공시장의 7월~8월 비수기는 상대적인 체감일 뿐이다. 올 여름 80%대 중후반의 가동률은 지난해 가을 성수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9월~11월 석 달간 평균 가동률은 74.4%에 불과했다. 올 여름 철근 가공시장은 최근 년도 성수기를 웃도는 역대급 수요로 평가된다.

철근 가공업계는 숨 고를 여유 없이 성수기로 직행하게 됐다. 가장 큰 우려는, 비수기의 재고보충 없이 성수기를 맞게 되는 점이다. 지난 6월까지 자체 보유재고 대부분을 소진한 상황에서, 8월 현재도 강종과 규격, 주문길이 원철공급이 원활치 못한 실정이다. 그 마저도 가공발주(원)처에 따라 원철공급이 제 각각이다. 폭탄수요 대응의 한계로 작용했던 내진철근과 코일철근 공백도 여전한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란의 출발점이었던 지난 3월 이후 철근 가공시장은 역부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공급능력 이상의 수요가 누적된 상황에서, 가공업계의 가동률은 기상여건과 휴가, 원철공급, 인력난 등 대내외 여건에 좌우되고 있다. 7월 이후부터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부담으로 가공능력이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 철근 가공업체들은 지난 봄 성수기 이후 신규 수주에 나서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미 감당하기 어려운 수요가 쌓인 데다, 가동여건 또한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체감경기 조사에서도, 경기·충청권 철근 가공업체 상당수가 4분기 이후에나 신규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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