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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던 철근 가공 시장, “갑자기 식었다…”
뜨겁던 철근 가공 시장, “갑자기 식었다…”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2.15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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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충청 1월 가동률 78.5% 전월比 7.3%p 급감
예년보다 월등히 높지만, 당초 예상치 크게 밑돌아
공사현장 사고·중대재해법 직격탄…가공 운영난도 여전
2월 가동 77.9% 예측, 3월 이후 공사현장 회복강도 주목
“늘어지는 현장, 가늠하기 힘든 발주·납품 일정 변수 커”

한겨울을 뜨겁게 달구던 철근 가공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었다. 

본지가 경기·충청권 철근 가공(건축용,1차 수주)업체 15개사의 체감경기를 조사한 결과, 1월 평균 가동률은 78.5%로 전월 대비 7.3%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 1월 65.4%, 2020년 1월 70.0%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은 가동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1월의 가동률 84.5%에 비해서는 6.0%포인트나 낮았다. 숨 돌릴 틈 없이 활발하던 철근 가공시장이 1월 하순 들어 급격히 둔화됐다. 한파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광주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사고가 직격탄이 됐다. 곧바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설 연휴까지 이어지면서 대다수 공사현장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열흘 이상 멈춰 섰다. 

이와 별개로, ▲공사현장의 분업화로 철근 가공업계에 복잡가공이 몰린 수요 패턴 ▲코일철근·내진철근 부족 ▲심각한 인력난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인한 운영난까지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복합적인 악재가 맞물린 1월 하순 이후, 철근 가공시장의 체감경기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수업체 가운데 80%가 가동률 하락을 기록했다. 20%에 해당하는 나머지 업체의 가동률만 예외적으로 ‘상승’하거나 12월과 ‘동일’ 수준을 유지했다.

크게 꺾인 철근 가공시장은 미지근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설 연휴 이후에도 연장 휴무가 이어지면서 공사재개가 늦어진 데다, 재개된 현장도 공사를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전에 공사를 몰아쳤던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경기·충청권 철근 가공업계의 2월 가동률은 77.9%로 관측됐다. 영업일 감소 부담이 더해져, 1월과 비슷하거나 소폭의 가동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실제, 지수업체의 60%가 1월과 동일한 가동률을 예상했다. 나머지 업체는 27% ‘하락’과 13% ‘상승’으로 엇갈리며, 1월보다 업체별 편차가 커진 양상이다. 

철근 가공업계는 물론 제강사도 가공 (턴키)수주 잔량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 2월을 저점으로, 3월 이후 공사현장의 회복강도를 변수로 지켜보게 됐다. 

가공업계 관계자는 “경각심이 높아진 공사현장도 더딘 상황이지만, 설사 발주가 몰아친다 해도 가공업계 또한 주 52시간 근무제나 중대재해처벌법 등의 부담으로 무리한 가동에 나서기 힘든 형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사현장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둔화된 것일 뿐, 봄 성수기에 가공발주가 몰릴 수 있는 긴장감은 오히려 높아졌다”며 “가늠하기 힘든 발주와 납품 일정 탓에, 가공업계 입장에서는 매출 불안과 보유재고 조절 등의 운영난도 떠안게 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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