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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가공, 성수기 같은 비수기…"심상치 않다"
철근 가공, 성수기 같은 비수기…"심상치 않다"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1.11 0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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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충청권 12월 가동률 85.8%..전년比 12.7%p↑
최대 비수기 1월에도 84.5% 관측, ‘계절 역주행’
가동률 하락도 수요감소 탓 아냐…신규 수주 손사래
동절기 이상기류, 2월도 걱정…"3월은 대란 공포"

철근 가공시장이 이례적인 비수기를 보내고 있다. 성수기 못지않은 풀가동으로, 신규 발주 물량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중 최대 비수기 1월의 현실이다. 

본지가 경기·충청권 철근 가공(건축용,1차 수주)업체 15개사의 체감경기를 조사한 결과, 12월 평균 가동률은 85.8%로 하반기 최고점 11월(88.5%) 대비 2.7%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2020년 12월(79.7%)에 비해서는 12.7%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신통치 않던 실수요 시장의 역주행이다. 조사대상 업체 가운데, 가동률 하락을 체감한 곳은 47%. 나머지 33%는 11월과 비슷하거나 20%는 오히려 가동률이 상승했다. 12월 가동의 발목을 잡았던 ‘원철부족이나 복잡가공만 아니었다면, 더 높은 가동률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대로, 가동률이 떨어진 가공업체의 상당수는 극심한 인력난이나 주 52시간 근무제 목표 운영 등을 이유로 꼽았다.

적어도 12월 철근 가공업계의 가동률 하락이 ‘계절적 수요 감소’나 ‘수주량 감소’ 등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12월 가동률의 신뢰는 1월 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경기·충청권 가공업계가 예측한 1월 가동률은 평균 84.5%로 12월보다 1.3%포인트 하락에 불과했다. 전년 동월(65.4%)에 비해서는 무려 19.1%포인트가 높아 전혀 다른 체감경기를 실감케 했다. 2년 전인 2020년 1월(70.0%)에 비해서도, 14.5%포인트나 높다. 업체별 가동률도 소폭의 등락으로 엇갈리거나 12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1월 가동은 한파나 폭설 등 기상악재에 따라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철근 가공수요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년도 가공시장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동절기 수요가 몰렸다는 평가다. 관련업계가 철근 가공시장에 바짝 긴장하는 이유는, 1월의 이상기류 때문만은 아니다. 1월보다 나쁠 수 없는 2월. 2월과는 차원이 다른 3월. 즉, 대란의 공포다. 

가공업계 관계자는 “발주처들이 신규 수주 여력을 타진해 오고 있지만, 곤혹스럽게 손사래를 치고 있다”며 “밀려 있는 수주물량의 납품을 끝내야 신규 수주 여력이 생길 수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철근 수급불안이 아니더라도, 중대재해처벌법이나 현장가공 부담 때문에 공장가공(턴키거래)으로 돌아서는 중소건설업체들이 많다”며 “철근 가공업계도 점점 엄격해지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인건비 부담, 극심한 인력난 탓에 섣불리 수주물량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그나마 가공업체가 많은 경기·충청권보다 지방의 가공장은 룸을 찾기가 더 어렵다”며 “가늠하기 힘든 운영부담 때문에, 기존 수주물량과 신규 수주물량을 조심스럽게 조절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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