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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가공, 길어진 가을장마에 ‘속앓이’
철근 가공, 길어진 가을장마에 ‘속앓이’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9.01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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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악재 변수, 8월 가동·성수기 수요 대응 ‘큰 차질’
8월 가동률, 당초 예상보다 15~20% 하락 예상
일손 놓은 8월 하순, 성수기 폭풍수요 대응 ‘걱정’
성수기 과부하 대비 요청에 소극적인 발주처..’야속’

가을장마가 길어지면서 철근 가공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월초 본지가 조사했던 경기·충청권 철근 가공업체의 8월 가동률 예측치는 85.8%로, 성수기 못지 않은 수준이었다. 첫 주의 공동휴가를 감안하더라도, 이른 가을 성수기 수요가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8월 중순 남부권을 시작으로 태풍과 가을 장맛비가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철근 가공업계의 가동은 공사현장과 함께 멈춰 섰다. 지역과 납품현장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경기·충청권 철근 가공업계의 8월 가동률은 당초 예상보다 10%~15%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악재 부담이 큰 남부권 가공업계의 경우, 20% 이상의 가동률 하락을 체감하고 있다.

철근 가공업계는 예정에 없던 특별 휴무에 나서는 등 예상치 못한 가동 공백에 난감해하고 있다.

성수기 걱정은 커졌다. 가을장마 탓에 당장은 일손을 놓고 있지만, 기상악재가 끝나고 나면 밀린 가공수요가 몰아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부담에 인력난까지 극심한 상황에서 가공발주가 몰릴 경우 감당해내기도 힘들 뿐더러, 특근수당 등 수익악화 부담까지 떠안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수요업계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작업이 끝난 가공 철근의 현장 납품이나 예정된 가공발주를 미리 해 줄 것을 요청해도, 호응하는 건설사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복수의 가공업계 관계자는 “철근 부족으로 공사진행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던 건설사들이 뻔히 예상되는 과부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정보공유)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철근 가공 작업을 하루 이틀만 먼저 시작해도, 서로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공 발주만 먼저 이뤄지더라도, 부족한 철근 원철 발주를 서둘러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기상악재로 가공수요가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비협조적인 거래 관행이 너무 아쉽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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