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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가공·실수요 ‘수주중단’ 검토③ 유통
철근 가공·실수요 ‘수주중단’ 검토③ 유통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8.11.26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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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가공 실수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외면할 수 없는 화두가 던져진 이후, 관련업계는 변화의 가능성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제 각각의 문제의식을 곱씹으며 향배를 타진하는 것이다. '과연, 수주중단이 가능할까' 강한 의구심 역시 여전한 논쟁거리다.

입장에 따라 관점도 다르다. 다만, ‘이대로의 유지 또한 어렵지 않겠냐’는 회의감은 제강사의 가공 실수요 수주중단 이슈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다. 실현 여부는 물론, 방향과 방법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없는 화두가 철근 시장을 들썩이게 하는 현실을 공감할 만 하다.

건설과 가공에 이어, 변화의 중요한 주체가 될 철근 '유통'을 조명한다.


■ 유통 – 새로운 주인공인가, 또 다른 조연인가

‘실수요’와 ‘유통’은 엄연히 다른 거래개념이다. 하지만 최근 년도 철근 시장의 실수요 대세가 확대되면서 실수요와 유통의 경계는 무너졌다. 특히, 가공이 더해진 장기 실수요가 철근 시장의 수급을 결정짓는 역할을 하면서 유통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커졌다.

가공 실수요에 대한 유통시장의 불만은 크다. 제강사의 철근 판매정책이 실수요에 맞춰지면서 유통시장의 상실감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유통거래의 설자리가 좁아진 것 또한 실수요 대세와 무관하지 않다. 호황에도 줄어든 먹거리 시장과 치열해진 유통 간 경쟁, 제강사의 상생 외면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열악해진 유통시장의 현실로 와 닿는 문제다.

대세에 합류했던 유통점들은 가공 포함 장기 실수요로 제강사와 건설사 모두에게 종속되는 문제가 심해졌다. 가공 실수요 대세가 급속히 확대됐던 지난 호황 동안, 주요 유통업체의 가공사업 진출 검토 또한 사업다각화 외에 적극적인 실수요 대응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큰 불만은 가공 실수요 대세에서 발생된 왜곡과 부작용의 부담을 유통시장이 떠안게 됐다는 피해의식이었다. 제강사의 가공 실수요 수주중단 검토 화두 역시 유통시장에 불편한 일이다. 복잡한 득실 계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각도로 체감될 변화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또 한 번의 조연일 수 있다는 불편함이다.

▲ 설 자리 좁아지는 유통..경쟁심화 '진통'

제강사의 가공 실수요 수주중단 검토의 본질을 따져볼 일이다. 아직 불확실한 실행여부나 방향에서 우선적으로 점칠 수 있는 변화는 ‘유통점 프로젝트 실수요’ 수주중단이다. 유통점이 수주해오던 가공 실수요 턴키 수주부터 차단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제강사의 가공 실수요 수주중단 고민이 끝나지 않은 현재도, 유통점의 가공 실수요 수주물량 승인이 보류되거나 공중에 뜬 상황이다. 우선적인 고민의 대상이라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유통점의 가공 실수요 수주가 차단되거나 크게 축소될 경우, 실수요 대응 유통점들의 설자리는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설 자리가 줄어든 대형 유통점의 재유통 판매 확대가 유통시장 전반의 경쟁 부담이 커지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해진다. 유통시장의 거래구조가 재편되는 진통이 예상된다.

▲ 유통, 제강사 대항마로 거듭날까?

유통시장의 실수요 거래 위축과 배치되는 관측도 가능하다. 제강사가 가공 실수요 수주중단에 나설 경우, ‘건설업계가 제강사를 대신할 대안주체를 찾아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제시한 바 있다. 그 대안주체로 유통점이 부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실수요 거래기반을 이어온 유통점. 특히, 철근과 가공을 함께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대형 유통·가공 업체가 우선적인 주목을 받게 될 것은 당연하다. 제강사가 실수요 수주에서 한발(가공)을 뺄 경우, 유통점의 실수요 수주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숙제가 남는다. 실수요 수주를 위해 전제될 ‘가공’부문의 자력 해결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실수요 거래를 이어온 유통점 절대 다수는 가공을 제강사를 통해 해결해 왔다. 향후 실수요 시장에서 홀로서기 위해서는 가공과 철근 모두를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의 큰 숙제는 유통점의 한계 극복이다. 유통점은 메이커가 아니다. 가공 문제를 배제하더라도, 원철(철근)에 대한 원가조절 문제가 남는다. 제강사가 유통점의 프로젝트 수주를 차단한다는 것은 철근에 특별단가 적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의미다. 원철의 원가조절 능력의 한계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장기 거래 리스크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의 대안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 활발해질 수 있는 ‘유통’·’가공’의 연대

철근 유통점이 가공 실수요의 대안주체로 부상하는 시나리오를 연장해보자. 원철에 대한 고민을 차지하더라도, 결정적인 전제조건은 가공의 자체조달이다.

제강사가 가공 대행을 중단할 경우, 유통점은 실수요 수주의 전제조건인 가공부문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 호황 동안 일부 유통점은 자체 가공공장을 구축하거나 기존 가공능력을 확장했다. 하지만 절대다수 유통점은 가공사업 진출 검토에 그친 실정이다.

건설경기 침체와 철근 수요감소, 가공능력의 포화상태에서 유통점의 가공사업 진출은 자본력과 별개로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늘었다. 실수요 수주의 필수요건을 갖추기 위해 기존 가공 인프라의 활용이 절실해진다.

철근 ‘유통’과 ‘가공’의 활발한 연대가 점쳐진다. 제강사가 가공 실수요 턴키 수주에서 빠질 경우, 유통과 가공 양 업계는 제강사의 공통적인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유통은 실수요 수주를 위한 가공능력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가공은 제강사를 대신할 수주대상으로 서로를 주목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통과 가공이 신뢰할 대상을 찾아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맺는 연대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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