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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철근 가공 턴키 수주 중단” 초강수
동국제강, “철근 가공 턴키 수주 중단” 초강수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0.03.20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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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가공 및 프로젝트 수주 전면 중단’ 방침 공식화
상시적자 위협, 공멸시장 전락..”합리적 거래구조 선행돼야”
비정상 거래로 극한 왜곡, 가격정책 변화 등 자구노력 한계
불안정 원가·시황 급변 상황서, 기준價도 안전장치 역할 상실

동국제강이 ‘철근 가공 턴키 수주중단’이라는 초강력 승부수를 선택했다.

20일 동국제강은 ‘가공 및 프로젝트 명목의 턴키 시장에서 합리적인 거래구조가 만들어질 때까지 수주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해당 방침은 오는 4월부로 자사와 유통 대리점 모두 예외 없이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저가 가공 및 프로젝트 수주로 인한 시장가격 하락과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상승 부담으로, 상시 적자를 우려해야 할 만큼 생존을 위협받게 됐다”며 “당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구성원 모두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는 냉혹한 현실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심 끝에 4월부터 가공 및 프로젝트 턴키 시장에서 수주를 중단하는 특단의 방침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극한의 거래왜곡이 만든 시장 한계..벼랑 끝 선택”

제강사의 철근 가공 턴키 수주는 미국 발 서브프라임 사태 등 경기불황 타개를 위한 자구책이었다며, ‘현장별 턴키 일괄발주 물량확보’라는 제강사의 니즈와 ‘가공장 관리업무 대행을 통한 업무 편의 증진, 가공장 부실 리스크 회피, 납기이행 보장’이라는 건설사의 니즈가 맞아 떨어져 상생차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가공 턴키 시장의 급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 급격한 수요 회복으로 철근 시장은 역대 최대 호황을 맞았지만, 가공 철근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했다며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로는 제강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해, ▲물량확보를 위한 제강사의 과잉경쟁 ▲구매원가 절감을 위한 최종 수요가의 최저가 경쟁입찰 ▲매출확보를 위한 유통점의 ‘묻지마’식 저가 수주 등이 가공 철근 시장의 왜곡을 만들어 냈다고 지적하고, 이 사태를 유발한 책임에서 시장구성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특히, 최저가 입찰방식에서의 비이성적 가격경쟁은 제강사와 유통점 모두에게 손실만 남기며 시장의 거래 왜곡만 부추길 뿐이라며, 최저가로 낙찰된 일부 비정상적 물량이 전체 시장의 정상 물량의 가격을 끌어내리는 왜곡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국 측은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가공 및 프로젝트 저가 턴키 수주의 불합리함을 개선하고자 다방면의 정책을 검토했다”며 “가공시장에서의 철수 등 극단적인 정책까지 검토했으나, 철근 시장의 현실을 고려하여 할인폐지를 골자로 한 판매고시가격 및 최저 마감가격 정책을 2019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양한 잡음에도 불구하고 시행 초기 안착되는 듯 했던 가격정책은 수요감소를 구실로 한 저가 예측판매로 인해 그 존재가치를 부정당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불안정한 원가·시황 변화 속, 기준價 합리적 역할 상실”

동국제강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던 건설 기준가격 또한 왜곡된 시장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가격의 합리적인 결정을 위해 건설사와 협의를 이어왔고, 철스크랩 가격을 반영하는 결정방식을 적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철근 원가의 변동을 반영하지 못하는 불합리함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매년 치솟는 전기료, 인건비, 부재료 가격은 물론,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는 불안정한 원가변동이 지속되고 있어, 급격한 시장상황 변화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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