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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철근 판매방침 “새로운 도전”
현대제철, 철근 판매방침 “새로운 도전”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8.12.28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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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 등 왜곡된 거래관행 탈피, 합리적 가격 원칙 적용
거래처·거래형태 불문, 철저한 일물일가 방침
“과도기 시행착오 협의 해결..거래 신뢰·상생 만족 기대”

현대제철의 파격적인 철근 판매방침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제철의 파격의 시작은 기준가격 협상체제 탈출이다. 대신, 매월 마지막 주에 다음 달 판매가격을 독자적으로 고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현대제철은 기준가격 협상체제에서 야기될 수 있는 담합 오해나 법적문제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복되는 협상 파행에 따른 거래혼선과 시중가격 왜곡 등 부작용을 해소하는 것 또한 설득력으로 삼았다.

현대제철은 기존의 철근 거래관행을 완전히 탈피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거래처나 거래형태에 따라 차등 적용되던 판매가격을 동일 적용하는 원칙으로, 부작용과 왜곡을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원가와 시황을 탄력적으로 반영하는 월별 판매가격으로, 거래의 신뢰와 합리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파격으로 느껴지는 새로운 판매방침은 심각한 왜곡과 부작용을 초래해온 거래관행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라며 “무분별한 할인경쟁이 키워온 악순환에 대한 극단적인 회의감이 중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가격방침을 적용하면서 발생되는 불가피한 시행착오나 진통은 협의를 통해 해결해 갈 것”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의 원칙 적용이 궁극적으로 거래에 대한 신뢰와 상생의 만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 동일 철근·동일 가격, ‘일물일가 원칙’

달라진 철근 판매방침의 핵심은 일물일가(一物一價) 원칙이다. 실수요와 유통, 가공 턴키와 원철 실수요, 유통 프로젝트 등 거래 경로나 형태에 따라 제 각각의 가격방침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다.

기존 거래관행 하에서, 동일 시점의 실수요와 유통 판매(납품)가격이 톤당 10만원 가깝게 벌어지기도 했던 왜곡을 더 이상 감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물일가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은 전면적인 할인폐지다. 매월 명확한 판매가격을 고시하고 모든 거래에 동일가격을 적용(마감)하는 것 외에, 현금할인과 물량할인 등 각종 할인을 일절 적용하지 않는 방침이다. 자사 유통대리점의 판매지원 차원으로 적용해온 톤당 1만원의 기본할인만 유지키로 했다.

현대제철은 내년 1월 철근 판매가격을 톤당 74만원으로 고시한 상태다. 모든 거래의 원철에 톤당 74만원의 판매가격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식이다. 유통대리점 마감가격은 톤당 73만원이다.

■ 매월 판매가격 책정, ‘원가·시황 반영’

일물일가 방침의 관건은 합리적인 판매가격 책정이다. 현대제철은 원·부자재를 복합 반영하는 원가와 해당 시점의 시황을 고려해 매월 판매단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합리적인 판매가격의 책정과 원칙적인 적용으로, 거래 왜곡과 유불리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자재(철스크랩) 부분은 기존 기준가격 결정공식(원산지별 가중치·환율 적용)을 그대로 준용한다. 부자재 부분은 합금철(Si-Mn·Fe-V·Fe-Si)과 전극봉(24인치)을 반영한다. 부자재 가격이 안정적이었던 2012년~2016년 5년 평균원가를 기준으로, 초과 시 판매가격에 적용하는 서차지(Surcharge) 방식이다. 부자재 원가의 상승과 하락 모두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철근 판매가격에 반영된 부자재 원가상승분은 톤당 3만원이다. 부자재 가격의 폭등 구간인 2017년~현재까지 누적 상승분을 반영하다 보니 큰 변수로 작용한 것일 뿐, 추후 판매가격 결정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원자재 하락분(1만4,000원)과 부자재 상승분(3만원)을 반영한 잔여 인상요건 1만6,000원은 기존 기준가격에 선반영된 부자재 상승분 1만원을 포함해 상계했다는 입장이다.

■ 기계약 성실 이행..’합리적 조율 해법’

새로운 판매방침 적용에서 난제는 기존계약 물량이다. 기존 가격결정 방식으로 계약된 물량에 대한 불만과 진통이 클 수 밖에 없다.

현대제철은 기존 계약물량 납품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기본 방침이다. 새로운 가격체계가 중첩되는 과도기의 단가 문제는 거래처와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조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 가공 실수요 수주 유지..’불합리 거래 수용불가’

현대제철은 수요처가 원할 경우 가공 실수요 수주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기존 턴키 수주의 불합리한 거래관행은 철저하게 배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임가공 형태로 진행되는 가공은 제강사-가공사가 협정한 단가를 원칙 적용한다. 제강사 수익과 무관한 철근 임가공 영역에서 역마진 구조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원철에 대한 일물일가 적용 방침은 여타 판매와 동일하다. 실수요 장기 계약일지라도, 매월 책정·고시된 판매가격으로 탄력 마감하는 것이다. 수개월, 십수개월의 장기계약 철근이 원가나 시황과 무관한 할인으로 공급되는 왜곡을 감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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