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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흔들리는 철근 가격, 제강사는?
[분석] 흔들리는 철근 가격, 제강사는?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6.15 07:1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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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를 크게 벗어난 철근 가격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감당하기 힘든 유통가격의 추가 하락 불안감 때문이다. 매출공백에 시달리는 유통점은 물론 제강사까지 깊은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갈등이 커진 철근 시장의 이목이 제강사에 쏠리고 있다. 수급과 가격 모두에서 제강사의 판단과 선택이 중요한 변수인 데다, 제강사의 태세변화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유통점들의 눈치도 첨예하다.

위기감이 높아진 6월 하순, 철근 제강사들의 시황인식과 고민의 시각을 정리해 봤다.

무엇이, 문제이고 위기인가?

철근 제강사가 인정하든 안 하든, 유통 대리점의 판매가격은 ‘기준가-3만원’. 톤당 95만원 선까지 주저 앉았다. 철근 유통시장의 절실한 거래흐름이 반영된 가격이지만, 해당 가격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제강사는 철근 가격의 이원화(기준가+8만원) 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8만원의 할증폭을 모두 반납한 기준가격(97만9천원)을 3만원이나 뚫고 내려간 유통가격을 설명할 가격체계가 없다.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는 시중 유통가격을 인정할 명분도, 막아 설 명분도 없다는 게 문제다. 기존 가격체계의 틀을 벗어나, 고삐가 풀려버린 철근 유통가격의 위기감이 높다.

가늠할 수 없는 유통가격의 하락폭 역시 문제다. 6월 중순 현재도, 7월 기준가격의 예측 인하폭을 훌쩍 넘어서는 실정이다. 즉, '예측 인하폭을 선반영 하는' 논리로도 수습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다. 철근 가격의 논리구조가 완전히 깨지는 수습불가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는 위기감이 높아졌다. 

제강사, 같은 듯 다른 인식…'미묘한 시각차'

제강사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시황에 따라 가격이 떨어질 순 있지만, 기준가격을 크게 벗어난 유통시세에 위기감을 드러냈다. 더욱이 무너진 유통가격이 기존 실수요 계약물량에까지 갈등의 빌미로 작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유통과 실수요 전반의 시장진입에 이어, 풀가동을 앞둔 한국특강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예민해진 견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황인식에 대해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절반 가량의 제강사는 ‘기준가격선의 사수를 위해 당장 무분별한 유통가격 하락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준가격을 마지노선으로 못 박고, 원칙마감의 강경한 기조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중 유통가격이 기준가격을 넘어 무의미한 하락을 지속할 경우, 제강사와 유통업계 모두가 회복불능 악순환의 굴레에 갇히게 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기준가격에 대해서는, ‘강종과 규격, 길이, 내진 등의 구색을 원하는 시점에 공급하는 제강사와 유통 대리점이 보장 받아야 할 마지노선’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시중 재유통 가격과의 단순한 비교는 합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른 한편의 제강사들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평가했다. 유통과 실수요 전반으로 확대된 불황에서, 시장 스스로 적정선을 찾아가는 과정을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당장 현실성이 떨어지는 가격방침은 거래의 신뢰를 떨어트리거나 혼선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제강사는, 시황에 따라 (기준가격을 중심으로) ‘할증’과 ‘할인’의 개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유연한 시각도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제강사, 가격방침 변화 신중할 것…'최적 생산' 한목소리

가격방침의 변화에 대해서는, 신중론의 공감이 컸다. 시황의 설득력에 따라 가격방침이 바뀔 순 있지만, 지금처럼 격변하는 시황에서는 오히려 혼선의 부담만 키울 것으로 경계했다. 시황변화가 일단락되고 신뢰할 수 있는 기반에서, 합리적인 가격방침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꿔 말하면, 선제적으로 가격방침을 바꾸는 시행착오를 자처하고 싶지 않다는 속내이기도 하다.  

합리화의 과정으로 ▲물량할인 ▲금융할인 ▲기본할인(판매지원금) 등 과거의 할인개념을 복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분별한 출혈경쟁만 부추겨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무의미한 가격 낙폭의 공통분모로 전락하거나, 유통 대리점 간 위화감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최적 생산∙최적 판매’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수요가 급감하는 불황의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판매가격 하락과 전기요금 등 원가상승 부담까지 가중되는 상황 때문이다. 이를 고려해 야간조업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제강사가 늘고 있다. 생산∙판매의 최적화와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방어 등의 동시 효과를 염두에 둔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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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2023-06-15 11:51:45
원래 내것이 아니었는데, 뺏어 먹으니, 맛 있거든...!!!! 이제는 당연한 줄 알아요..
남의 떡이 커 보이고 맛있는 법...

장** 2023-06-15 08:17:57
??
철근 2중가격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 시장가격의 반영... !!!!
지금은 왜 시장가격을 반영하지 않는가?
왜 ??? 아깝다고 생각하니까, 2년 넘게 많이~~~~~~~~~~~~~묵었다 아이가 ...
원래 내것이 아닌데, 당연히 내것인양 생각하는 ............ㅋㅋ
2중 가격이 아니라, 2중 태도, 2중 자세가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