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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한국특강이 파고든 철근 시장은?
[분석] 한국특강이 파고든 철근 시장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7.20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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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시장이 계절 비수기의 중심을 관통하고 있다. 새롭게 부상하는 것이 한국특강의 변수 역할이다. 극한 수요침체 상황을 맞을수록 한국특강의 게임체인저 역할이 더욱 크게 체감되고 부각되기 때문이다.

연간 100만톤 생산능력을 갖춘 신규 제강사의 등장. 한국특강 칠서공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째 상업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특강은 유통부터 실수요까지 철근 시장 전반에서 존재감을 넓혔고, 기존 제강사들의 견제 또한 점점 날이 서고 있다. 

한국특강의 진입 초기에는 시장공급량도 많지 않았던 데다, 기존 동종 제강사들도 기 계약 물량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판매흐름을 유지해 충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 한해를 보내는 동안 한국특강의 시장 공급량이 빠르게 늘어난 데다, 수주잔량이 급감한 동종 제강사들의 판매기반이 크게 불안해졌다. 한국특강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 

모두가 긴장했던 신규 제강사의 존재감은?

본지가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특강의 철근 판매는 23만톤 안팎이다. 월 평균 4만톤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같은 상반기 동안 철근 수입이 25만8,000톤이였음을 감안하면, 한국특강이 전체 철근 수입과 맞먹는 규모까지 성장한 것으로 비교된다.  

올해 상반기의 기존 7대 제강사(462만5천톤)+한국특강(23만톤)+수입(25만8천톤)을 합한 철근 수요 511만3,000톤 가운데, 한국특강은 4.5%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7대 제강사와 한국특강을 합한 국내산 철근 판매실적은 485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0만5천톤) 감소에 그쳤다. 이에 비해, 상반기 철근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1.0%(11만6천톤)의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올 한해 한국특강의 판매량은 유동적일 전망이다. 상반기 판매를 기반으로, 연간 50만톤~60만톤의 판매규모를 단순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가열로 투자 이후 한국특강의 풀가동 시점과 가격방침의 공격성, 동종 제강사의 견제 강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10개월차 한국특강이 파고든 시장은?

 한국특강의 진입 당시, 동종 제강사와 수입업계 양쪽 모두 긴장했다. 국내산 1군 메이커로 볼 때 동종 제강사의 시장을 대체하는 게 우선적이지만, 초기 진입주체의 저가공세를 감안하면 수입 철근 시장도 예외일 수 없다는 우려가 컸다.

지난해 10월 한국특강 칠서공장의 초도출하 기념행사
지난해 10월 한국특강 칠서공장의 초도출하 기념행사

올해 상반기의 실적변화만 놓고 보면, 한국특강 철근이 국내산보다 수입산 철근을 주로 대체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여건을 고려하면, 대부분 동종 제강사의 철근 시장을 대체한 것으로 판단된다. 철근 수입의 감소는 수요감소와 불안한 수익구조, 환리스크 등에서 큰 원인을 찾아야 한다.

▲ 철근 수요 양극화…한특의 빠른 실수요 진입

철근 시장의 수요 양극화가 한국특강의 타깃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통시장의 수요기반인 중소형 공사, 소위 바닥시장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수요침체가 극심했다. 즉, 상업판매 초기에 유통향 판매에 주력했던 한국특강의 시장진입의 한계도 클 수 밖에 없었다.

한국특강은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실수요 시장에 뛰어들었다. 취약한 유통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안정적인 판로와 매출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짐작된다. 올해 3월을 전후로 본격적인 실수요향 공급에 나서면서 한국특강의 판매비중이 국내산∙실수요 시장에 크게 쏠리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한국특강 철근은 ‘수입 철근 사용에 부담을 갖는 건설사’ 가운데, ‘저가구매 의지가 강한 실수요처’의 ‘국내산 신규 수요’를 충족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 넘사벽의 수입산 가격, 전혀 다른 시장으로 분리

한국특강이 수입 철근 시장을 파고 들지 못한 한계도 분명했다. 바로 큰 가격차 때문이다. 

한국특강의 상업판매 진입 시점의 국내산-수입산 철근 유통 가격차는 톤당 5만원 안팎이었다. 당시의 가격구조에서는 한국특강 철근이 수입 철근 시장의 상당수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저가매력이 크지 않은 수입 철근을 쓰느니, 차라리 국내산 철근을 쓰겠다’는 수요처들에 대한 공략이 가능했다. 

하지만 한국특강의 진입 직후 국내산-수입산 가격차가 10만원 이상으로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톤당 15만원 안팎까지도 벌어지는 등 한국특강 상업판매 개시(22년10월) 이후 현재까지 국내산-수입산 시중 평균 가격차는 톤당 9만원을 넘어선다. 

수입 철근 가격이 범접할 수 없는 수준까지 벌어지면서, 한국특강의 수입 철근 대체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자연히 동종 제강사의 국내산 철근 시장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시장여건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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