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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90선 뚫린 철근價…'떨고 있는 원가'
[분석] 90선 뚫린 철근價…'떨고 있는 원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7.21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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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價, 저항없이 90만원 선 무너져 '난감'
침묵 고수한 제강사, 의외의 태도에 의구심 시선
상징적 저항선 뚫리고, 큰 하락 패턴 연출 '불안'
철스크랩 앞지르는 철근價 하락, 원가 위협 시간문제
예상보다 높은 제강사 원가 80만원 안팎, 한계점 근접

철근 시장에서 90만원 선이 뚫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가격방어를 위한 공염불도 없었다. 상징적인 100만원 선이 무너지고, 3개월여 만에 90만선이 다시 무너지는 시장에서 저항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제강사는 침묵을 이어갔고, 유통점들은 “이래도 되나…” 잠시 눈치를 살피다 매출(자금)확보를 위한 저가 매물을 쏟아냈다. 판매가격에는 침묵했던 제강사의 판매독려 소식까지 전해져, 유통시장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우선 주목할 대목은, 상징적인 저항선이 뚫린 이후의 가격 추세다. 

국내산 철근 유통가격이 ‘유통(일반)판매가격’ 선을 하향 돌파한 지난해 11월 이전 2개월여 동안 저항구간이 있었다. 더 부담스러운 ‘기준가격’을 뚫고 내려가기 전에는, 3개월여 저항구간이 있었다. 하지만 각각의 저항선이 뚫리고 난 이후, 유통가격의 하락세는 매우 가팔랐다. 특히 경계심이 컸던 기준가격마저 뚫리고 나서는 이전보다 훨씬 짧고 굵은 하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유통(일반)판매가격과 기준가격의 저항선이 무너진 기점 역시 계절 비수기를 앞둔 ‘11월’과 ‘6월’로 비슷했다. 계절 비수기를 관통하는 7월 하순 시점에 90만원 선이 깨진 것도 불안한 일이다. 

10만원 단위의 단순한 상징성 때문만이 아니다. 90만원 선이 깨지고 나서 철근 원가에 도달하기까지, ‘하락장을 견제할 가격체계가 없다’는 게 큰 불안감이다. 별다른 진통 없이 90만원 선을 내어주고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제강사들의 태도에 강한 의구심이 제기될 정도다. 

철스크랩 가격도 동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속수무책으로 떨어지는 철근 가격이 철스크랩, 즉 원가하락 속도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 라면, 철근가격이 원가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다.

더 큰 불안은, 제강사들의 원가여력이 시장의 예상보다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7월 현 시점 철스크랩 가격을 기준으로 볼 때, 직접적인 철근 생산원가는 톤당 80만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판관비 등 간접적인 원가를 포함한 총원가는 대부분 80만원 선을 훌쩍 넘어선다는 계산이다. 

감가상각이나 금융비용 부담이 큰 일부 제강사의 경우는, ‘이미 목에 찼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국내산-10만원 안팎의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수입 철근 가격 또한 부담이다. 가격만 놓고 보면, 80만원 대 초반까지 떨어진 수입 철근은 국내산 철근이 추격할 수 없는 원가구간에 이미 도달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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