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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철근 유통, 갈피 못 잡는 '4월 출발'
[분석] 철근 유통, 갈피 못 잡는 '4월 출발'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4.05 03:24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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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시장이 4월 출발선에 대한 고민을 풀지 못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큰 수급상황과 가격구조 탓에, 사는 것과 파는 것 모두 부담이다.

4월 첫 주 철근 유통가격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국내산의 경우, 톤당 100만원~101만원을 중심으로, 가격대가 폭넓게 포진하고 있다. 100만원 미만도 있지만, 극히 일부 유통 대리점의 예측판매 이거나 저가 매입된 하치장 재고에 국한된 거래다. 대부분 제강사 대리점은 100만원 밑으로 판매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입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요 수입업체들은 예고한 인상가격(중국산 93만원∙일본산 95만원)으로 4월을 출발했다. 중소 수입업체들은 1만원 가량의 여지를 두고 추격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산과 수입산의 모든 가격대에서 거래가 멈춰 있다는 점이다. 불확실성이 큰 4월 시장의 변수들이 뒤엉켜 있다 보니, 유통시장의 눈치경쟁이 치열하다. ‘거래가 없으니, 가격도 없다’는 말이 맞다.

철근 유통시장이 적극적인 거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로, 현 시점 가격을 기준으로 ‘추가 상승’과 ‘하락’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는 점 극심한 거래침체에 시달려온 수요 갈증과 환영철강공업의 조업사고까지 더해진 공급불안이 공존하는 점 전기요금 변수를 남겨두고 있는 철근 기준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점 일찌감치 103만원의 가격방침을 고지한 일부 제강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제강사의 4월 가격방침(할인폭)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4월 철근 유통시장은 ‘강세요인’과 ‘약세요인’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어느 한쪽의 시세 방향성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거래 갈등이 심하다. 
 

강세요인

재고부족과 뜻밖의 공급차질…’수급 긴장’

철근 제강사 보유재고가 지난해 11월 말 이후 4개월여 만에 20만톤 선까지 떨어졌다. 보유재고가 위험수위로 내려선 예민한 상황과 환영철강공업의 조업사고가 맞물렸다. 환영철강공업은 지난 31일 사고 이후 현재까지 생산과 출하가 모두 중단된 상태다. 동종 제강사의 재고여력이 부족한 여건에 뜻밖의 공급차질 변수가 더해지면서, ‘재고부족 체감’과 ‘공급불안 심리’가 강해졌다. 실제, 대다수 제강사가 4월의 출발부터 유통향 일반판매에 대해 배정출하에 나서고 있다.  

가늠하기 힘든 계절 실수요, '절정구간' 진입

3월 철근 실수요 시장은 예상치 못한 집중수요로 진통을 겪었다. 시멘트∙레미콘 공급차질 이슈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철근 시장의 실수요 체감은 강하다. 가공장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건설사는 원활치 못한 철근 공급에 불만을 제기할 정도다. 

그런 실수요 시장이 절정의 성수기 구간에 진입하는 흐름은, 철근 시장에 큰 부담이다. 건설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되면서, 철근 시장의 수요 예측력은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가을 성수기에 실수요 예측실패로 납품차질의 곤욕을 치른 것도 이 때문이다. 제강사는 계약물량의 납품차질을 막기 위해 철근 재고를 실수요에 우선 배정하고 있다. 유통향 일반판매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삐 죄는 제강사, 할인축소 ‘압박’

철근 제강사는 ‘수급’과 ‘가격’ 구조의 최적화를 위해 화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가격방침의 고지여부를 떠나, 모든 제강사가 3월에 이어 4월 시장에서 할인폭을 크게 줄일 심산이다. 재고부족과 환영철강공업의 공급차질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제강사의 할인축소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결국, 익월 10일에 계산서를 발행하는 것은 ‘제강사’라는 점 또한 외면하기 힘든 현실이다.
 

약세요인

고착화된 수요공백…"팔 자신이 없다"

철근 유통이 의존하는 바닥시장은 회복의 기대가 어려울 만큼 무너졌고, 올해 1분기를 겪은 유통업계의 공포는 크게 높아졌다. 최소한의 운영을 위한 ‘매출’과 ‘수익’을 낼 수 없는 좌절감이다.

4월 초순 철근 유통시장의 거래공백은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구매력을 상실한 바닥시장에서, 철근을 살 곳은 이미 3월 말까지 급한 구매를 마쳤다. 재구매를 위해서는 최소 2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유통 하치장 또한 가격상승 기대로 보유재고를 늘렸다. 즉, 철근 유통시장에 살 사람은 없고 팔 사람만 있는 셈이다.

예상보다 큰 가격상승, 연속거래 저항 ‘强’

4월 초순 철근 유통시장에서 거래를 이어갈 주인공은, 공사를 진행중인 실수요처다. 하지만 부실 위험이 커진 중소 실수요처들은 철근 구매가격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상태다. 예상보다 큰 유통가격 상승에 대한 저항감 때문에, 철근 구매를 미루고 있다. 3월 말→4월 초로 이어지는 연속거래가 어려워졌다.

3월 말 국내산 철근 1차 유통 가격을 톤당 97만원으로 볼 때, 4월 초 시장의 판매호가는 적게는 3만원. 많게는 4만원 이상 올랐다. 기준가격 인상폭을 크게 뛰어 넘는 판매단가 인상을 수요처에 설득시키기 힘든 게 사실이다.  

고질적인 유동성 문제…’선제적 매출 유혹’

철근 유통시장의 가격하락이 5개월여 동안 장기화된 데다, 적자(마감)판매 부담까지 쌓였다. 체력이 바닥난 철근 유통점들은 고착화된 유동성 문제에 시달리게 됐다. 유동성 불안은 향후에도 철근 유통시장의 상시적인 약세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올 들어 첫 가격인상에 대한 기대로, 철근 유통점들은 3월 구매량을 늘렸다. 그런 만큼, 익월 말 결제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선제적인 매출확보를 위한 하향 판매 유혹도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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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2023-04-06 10:52:53
월말에 스크랩가격을 인상, 제품가격에 반영하여, 제품가격을 올리고
월초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인상폭만큼 그 이상으로 스크랩가격을 인하하고..
그럼, 제품가격도 인하되어야 정상???? 아닌가?

박** 2023-04-05 12:16:53
한해 농사를 위해 하늘에서 비가 와요 ~~~~~굿

장** 2023-04-05 09:57:28
공장놈들은아! 이제 고마해라.
2년동안 너무도 많이 쳐 먹었다 아이가..
유통거 다 가져갔고 다 뺐어 갔다 아이가...x사끼들아...

장** 2023-04-05 08:41:58
사업을 하는것이지, 누구의 , 누구의 종놈들이 아니다..나의 직원들이 나의 가족들이 우선이다..

장** 2023-04-05 08:39:33
사업이 잘되면, 날파리들이...
잘 안되면, 개미새끼도 없는게 인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