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7:03 (금)
혼돈의 철근 유통, “어떻게 볼 것인가?”
혼돈의 철근 유통, “어떻게 볼 것인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3.15 04:52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근 유통시장이 방향성 없는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바닥시장의 수요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 각각의 시세인식으로 3월 거래가 엇갈리는 혼돈의 연장이다.

앞선 수급개선 기대와 애매한 가격방침…‘갈팡질팡’


이구동성의 공감은 ‘수요침체’다. 눌려 있던 실수요 시장이 먼저 움직이긴 했지만, 철근 유통시장은 근본적인 수요공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3월까지는, 철근 유통시장의 수급체감이 크게 바뀌거나 시세를 견인할 동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럼에도, 유통시장이 수급체감에서 방향성의 신뢰를 찾으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급격하게 무너진 연초 시장의 경험 탓에, 불안감과 경계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급체감에서 신뢰를 찾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3주차 철근 유통을 혼조세로 이끈 것은, 수급체감의 실망이다. 빠른 계절 실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지난 주 철근 유통시장에서 체감됐던 16mm 재고부족(국내산∙수입산 공통)이 수급변화의 기대감을 높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요가 활발하지 않은 시장에서는 일시적인 구색 품귀도 빠르게 메워지기 마련이다. 결국 수급개선의 앞선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고, 3주차 유통 혼조세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

제강사의 모호한 가격방침도 유통시장의 혼조세를 부추기는 문제다. ‘3월분 마감은 2월과 다를 것’이라는 제강사의 경고가 경각심을 높였지만, ‘(무리한 저가판매를 알고도)팔지 마라’ 말하지 못하는 제강사의 애매한 태도가 유통점을 헷갈리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다.
 

유통시장의 시세인식은 왜 다른 것인가?


3월 들어 철근 유통시장의 엇갈린 시세인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누군가는 가격이 오른 것으로 느끼고, 누군가는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맞다’ ‘틀리다’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 있는 그대로의 시장이 그러하다.
 

3주차 초반, 국내산 철근 1차 유통시장은 톤당 96만원을 중심으로 실랑이를 이어갔다. ‘96만원→95만5,000원으로 판매가격을 내린 유통점’과 ‘95만5000원→96만원으로 판매가격을 올린 유통점’이 공존했다. ‘남들은 알고 나만 모르는’ 예외적인 가격도 여전하다. 가공장과 하치장 재고의 일부 판매는 95만원 이하도 존재한다. 반대로, 96만원→96만5,000원으로 판매가격을 올린 유통점도 분명 있다.

각자 거래선에 따라 수급체감이 다른 탓도 있지만, ‘매출’과 ‘수익’ 사이에서 가치판단이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반된 가격흐름을 둘로 나눠 설명하면, [가격인하] 매출과 자금 부담을 해소하지 못한 유통점은 소위 ‘팔리는 가격’을 쫓아 관성적인 저가(예측)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인상] 매출과 자금 부담이 덜한 유통점은 적자마감을 경계해 저가판매를 회수하거나 판매단가를 올리고 있다. 

남은 3월, 철근 유통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다시 강조할 대목은, 유통시장의 수급체감이다. 남은 3월 안에 유통업계가 기대하는 ‘확실한 수급개선’은 체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3월 수급체감에서 방향성의 신뢰를 찾으려 했던 관점이 애초부터 무리한 잣대일 수 있다. 수요기반이 취약한 철근 유통시장에서 확신을 줄 만한 수급개선은, 적어도 3월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목할 것은, 3월 유통가격을 떠받치고 있는 ‘기준가격’이다. 일부 제강사가 ‘일반판매가격-최대 4만원’에 선을 긋기도 했지만, 여타 제강사의 마감할인도 ‘아무리 많아도 -8만원을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신뢰와 맞물려 있다. ‘남은 3월 동안 대리점의 직송판매 가격이 기준가격 밑으로 내려가기 어렵다’는 신뢰 또한 같은 논리다.

4월 기준가격 인상이 ‘수급체감’과 ‘가격’을 포함한 유통시세를 견인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급] 월말로 갈수록 4월 기준가격 인상을 의식한 거래심리가 뚜렷할 전망이다. ▲예정된 실수요의 발주 증가 ▲기준가격 인상을 의식한 뒤늦은 유통 매수세 ▲일부 제강사의 월말출하 감소 ▲4월 겨냥해 전략재고를 늘인 유통점의 소극적인 월말판매 등이 맞물릴 것으로 본다. 

[가격] ‘현 시점에 각자가 느끼는 판매가격+5,000원~1만원’의 제한적인 상승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월말까지 △판매진도가 부족한 일부 제강사의 막판 출하 △매출∙자금 확보를 위한 유통점의 저가판매 △경계심 강한 수요처의 관망 등 견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철근 유통시장의 변화는, 기준가격 인상의 윤곽이 뚜렷해 지는 3월 4주차(다음 주)를 시작으로, 5주차(마지막 주)에 가장 크게 실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 주에는, 거래의 승부를 4월로 넘기는 조기파장 분위기가 연출될 가능성도 높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장** 2023-03-15 09:50:46
구멍가게를 해도, 중견기업을 경영해도, 결과는 최종의사결정자의 몫이지요..
좋을 때는 인간들이 날파리처럼 붙고, 안 좋으면 바람에 먼지가 날려가듯 ....

장** 2023-03-15 09:25:49
보이는 그대로, 실거래 그대로, 직시해야 하는게 철근시장이지요.
막연한 기대감, 장미빛 내일을 꿈구다가 , 한 방에 훅 가는 수가 있어요.
이럴때 일수록 더욱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고,
누가 뭐라고 하더라, 누가 어떻다 하더라...하는
유비통신은 더욱 경계해야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