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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철근 가격체계, 또 다시 위기…극복 가능할까?
[분석] 철근 가격체계, 또 다시 위기…극복 가능할까?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5.19 16: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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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시장의 불안과 공포가 가격구조 붕괴로 가시화되고 있다. 

5월 하순 현재,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톤당 97만5,000원 선까지 내려갔다. 위아래 5,000원 정도의 최고가와 최저가 범위를 감안하더라도, 기준가격의 하향돌파를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개점휴업 수준의 매출공백이 지속되는 유통시장은, 남은 5월동안에도 하향압박에 시달릴 전망이다.

제강사가 철근 가격의 이원화 체계를 시작한 2021년 6월 이후, 1차 유통가격이 기준가격을 뚫고 내려간 위기는 ▲2022년 7월 하순 ▲2023년 2월 하순에 이어 세번째다. 
 

 

이전과 다른 위기, 무엇이 심각한가?

이원화 가격체계의 ‘세번째 위기’라는 표면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이전 두번의 위기와 다양한 측면에서 크게 다르다. 세번째 위기지만, 가장 위험하고 겪어보지 못한 첫번째 위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 성수기 한복판에서 무너진 가격

작년 7월 하순과 올해 2월 하순의 위기는 ‘계절 비수기 후반’이라는 시점의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계절 성수기의 정점에서 시중가격이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바로 이점이 더 큰 위기의 우려를 더하는 부분이다. 

비수기 후반에 맞은 이전의 위기들은 ‘계절 성수기 진입’이라는 시세회복 동력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5월 하순의 위기는 6월과 7월, 8월로 이어지는 계절 비수기의 하향압박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기준가격을 밑도는 유통가격 구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 때문이다.

보유재고도 없는데...'전에 없던 한계'

작년 7월의 위기는 ‘기준가격 대폭락’이라는 직접적인 원인이 있었다. 15만4,000원(8월)에 달하는 사상 최대폭의 기준가격 인하를 앞둔 초유의 상황에서, 기준가격의 예상 인하폭이 선반영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올해 2월의 위기는, 계절 비수기의 수요침체가 절정에 달한 데다 제강사의 보유재고도 30만톤을 훌쩍 넘는 부담이 맞물린 시황이었다. ‘절정의 계절 성수기’와 ‘20만톤 대 초반의 제강사 보유재고’ 상황에서 맞은 이번 5월의 위기가 훨씬 심각하게 와 닿을 수 밖에 없다.

■ 인상 재료 없는 비수기 진입…'선반영 불안'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의 동반 하락에도, 6월 철근 기준가격은 ‘동결’이 유력한 상황이다. 전기요금 인상분이 더해진 5월 현재 △기준가격 97만9,000원 △유통(일반)판매가격 105만9,000원 그대로 6월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일단, 무너진 가격구조의 경각심을 높일 ‘인상’ 재료가 없다는 게 부담이다. 적극적인 할인축소 의지로 올해 2월의 위기극복에 나섰던 제강사 또한 가격방침에 대한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더 큰 부담은, 7월 기준가격의 인하 가능성이다. 분기가 바뀌는 기점인 7월에는 ±5% 변동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크든 적든 가격공식으로 산출된 조정요건을 그대로 반영하게 된다. 6월 철스크랩 가격이 적극적인 상승세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7월 기준가격의 인하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7월의 인하폭이 크든 적든 6월 유통 시장가격에 선반영 되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 6월은 출발부터 하회?!…"진짜 위기는 6월부터"

남은 5월 동안 가격구조를 개선할 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현재 가격구조가 그대로 6월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즉, 유통가격이 기준가격을 밑도는 가격구조로 6월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월 하순에나 기준가격을 하향돌파 했던 이전의 위기들과 또 다른 점이다.

만약 6월 철근 유통거래가 기준가격 밑에서 시작될 경우, 6월을 보내는 동안 하회폭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철근 가격체계의 진짜 위기를 6월부터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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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2023-05-19 18:01:42
명쾌한 분석과 예측..좋아요..
긴~~~~~~터널이 이제 눈앞에 보이네..터널의 길이가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