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유통업계의 6월 승부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겪어보지 못한 5월 수요침체의 공포심 때문만은 아니다. 상반기 내내 반복됐던 시행착오의 학습효과가 강한 데다, 불황을 버텨내기 위한 최소한의 ‘매출’과 ‘수익’ 사이에서 선택의 갈등도 커졌다. 

‘6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수 있다’는 긴장감 때문이기도 하다. 월초 실거래가 기준가격 밑에서 출발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암묵적 마지노선인 기준가격 아래서는, 어떤 판매전략을 선택하든 모험을 건 승부일 수 밖에 없다.
 

6월 초순의 징검다리 영업일은 관망하기 딱 좋은 흐름이다. 눈치경쟁이 치열한 1일∙2일(영업)→3일∙4일(주말)→5일(영업)→6일(공휴일)→7일∙8일∙9일(영업)→10일∙11일(주말)→12일까지 원활한 거래가 불가능하다. 다음 주말까지 5월분 마감 계산서가 확인되지 않는 것 또한 관망세가 강할 여건이다. 

철근 유통점들은 거래손실(판매적자)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강사 대리점임에도 직송판매를 최소화하거나 포기하고, 시중매입-판매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리한 예측판매로 적자마감의 리스크를 키우기 보다, 원가가 확실한 시중매물로 매출과 수익을 채우겠다는 것이다. 제강사의 5월분 계산서와 6월 가격방침을 충분히 확인하고 움직이겠다는 심산이기도 하다.

6월 하순 시장에서 부족한 실적을 만회하기는 훨씬 힘들다는 게 맹점이다. 장마 등 기상 변수도 커지는 데다, 구매심리 또한 열악해져 거래불능의 궁지에 몰릴 수 있다. 자칫 더 큰 매출공백과 더 큰 판매적자의 리스크를 떠안게 될 수 있다.  
 

어쩌면, 이번 6월에는 거래 관망이 없을 수도 있다. 5월까지의 학습효과로 인해, 월초부터 공격적인 매도심리가 강하게 작동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적자마감의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그나마 가격대가 높은 월초 시장에서 공격적인 판매의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다. '6월 초순의 징검다리 영업일을 무의미한 관망으로 흘려 보내지 않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일부 유통점은 전략적인 판매단가를 월말에 미리 예고하고 월초 발주를 선점하기도 했다.  

‘월초에 선제적으로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매출과 수익 모두에서 이득’이라는 학습효과가 쌓였기 때문이다. ‘뒤늦게 발등의 불을 끄게 될 경우, 최소한의 매출을 장담할 수 없을 뿐더러, 더 무리한 저가판매의 리스크도 떠안아야 한다’는 인식도 강하다. 6월 중순 이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6월 하순의 리스크를 회피하겠다는 심산이다.

맹점은 제강사의 태도 변화다. 침묵으로 일관해오던 제강사가 애매한 6월 중순 쯤에 뜻밖의 선긋기에 나설 경우, 낭패가 될 수 있다. 자칫 선제적인 판매적자만 떠안는 꼴이 될 수 있다. 

정호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