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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수급진단①] 답답한 철근 수요, 어떻게 봐야 할까?
[철근 수급진단①] 답답한 철근 수요, 어떻게 봐야 할까?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4.21 10:2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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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철근 수요가 3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 앉았다. 본지 통계 기준, 올해 1분기 철근 수요(내수판매+수입)는 235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19만7톤) 감소했다. 

복잡하게 얽힌 철근 시장의 수요를 단순히 숫자로만 판단할 수 없다. 원자재 가격폭등(공사비 급증)과 금리폭등(PF 경색)에 직격탄을 맞은 부동산∙건설 시장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면서, 실물시장의 여파를 체감하고 있다. 1분기 철근 수요감소를 일시적인 기복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철근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것이 양극화다. ‘몰아치는 실수요’와 ‘곤두박질 치는 유통수요’가 대치점에 섰다. ‘실수요가 집중된 제강사’와 ‘극심한 수요공백에 시달린 유통점’ 또한 극한 양극화의 현상이었다.  

■ 몰아치는 실수요 vs 수요한파 유통…동일선 비교 불가

2021년의 철근대란을 방불케 하는 실수요 시장의 착시가 크다. 지난 1분기와 봄 성수기의 철근 실수요는 현 시점의 건설경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지난해에 수주 된 현장의 철근 납품이 지금 이뤄질 뿐이다. 신규 착공된 현장이 많아서가 아니다. 기존에 진행중이던 현장이 밀린 공기의 만회와 공사비 증가를 의식해 공사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철근 시장에서 체감되는 실수요가 ‘대형 건설사’와 ‘아파트 공사’을 중심으로 막바지 몰아치기를 이어가는 반면, ‘중소 건설사’의 ‘소형건축(단독∙다세대∙연립 등)’에 의존하는 철근 유통시장은 이미 엄혹한 수요한파의 중심에 진입한 상태다. 중소 건설사들은 공사비 폭증과 금리 폭등의 직격탄에 가장 먼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철근 유통시장이 겪고 있는 수요공백이 건설시장의 현실에 가까운 것으로 봐야 한다. 즉, 수주↔납품의 호흡이 다른 ‘실수요’와 ‘유통’ 시장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 한 박자 빠른 계절수요, “올 봄은 다르다?!”

또 다른 주안점은, 한 박자 빠른 계절수요다. 통상의 철근 시장에서 봄 성수기 채비가 본격화되는 기점은 설 연휴다. 올해의 경우, 설 연휴가 1월 중하순에 걸치면서 이례적으로 빨랐다. 게다가, 영업일의 직선주로가 열린 2월의 기상여건까지 좋아 빠른 공사재개에 힘을 실렸다. 다시 말해, 계절수요의 흐름이 예년보다 빨리 탄력을 받은 것이다.  

단순히 비교하면, 봄 성수기 수요가 강한 탄력을 받던 ‘예년의 3월’을 ‘올해의 2월’과 비교해야 마땅하다. 절정의 성수기 구간에 진입하는 ‘예년의 4월’은 ‘올해의 3월’과 비교해 흐름을 읽어 내야 한다. 물론 계절 수요의 흐름은 올해도 6월 장마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봄 성수기 수요가 한 박자 빨리 탄력을 받은 만큼, 성수기 수요의 최고점이 앞당겨 지거나 예정된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바닥 향하는 선행지표들…인내심 필요한 수요감소 직면

마지막의 주안점은, 수요흐름의 방향성이다. 철근 시장의 수요를 가늠할 건설 지표들은 이미 극한 저점에 내려가 있는 상태다. 철근 수요 직전의 동행지표로 보는 착공실적은 물론, 그 보다 앞선 인허가와 분양 모두 부동산∙건설 경기의 한파를 반영하고 있다. 향후 철근 수요를 가늠할 건설지표 대부분이 과거의 계절패턴을 크게 벗어난 데다, 일제히 바닥을 향하고 있다.  

올해 1분기의 철근 수요 감소를 일시적인 기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과, 올 한해를 보내는 동안 전년 대비 수요 감소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경기 한파를 먼저 겪고 있는 유통시장에 이어, 실수요의 수요공백 충격이 순차적으로 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각별한 각오와 인내심이 필요한 수요 감소세를 마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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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2023-04-21 11:31:42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고, 심판도 없고.......

장** 2023-04-21 11:16:13
철근시장도 더 이상 스펀지는 필요하지 않은 세상....
유통업체, 가공업체가 냄비가 끊는지도 모르고, 이제는 다 죽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