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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②] 동국제강 스틸샵 1년, “전자상거래를 말하다” – 이윤노 마케팅팀장
[특별대담②] 동국제강 스틸샵 1년, “전자상거래를 말하다” – 이윤노 마케팅팀장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4.28 0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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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까지 연 25만톤 판매목표...자사 판매 5% 운영
메이커·유통 win-win, 상호 보완 시스템 구축 중요
전자상거래 활성화, 거래 투명성·先가격 체계 견인
"스틸샵, 철강 전자상거래 발전의 주춧돌 되길"

동국제강의 새로운 도전, 스틸샵(steelshop)이 런칭 1년을 맞았다. 이제 스틸샵은 대형 철강 메이커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말하는 전형으로 자리매김 했다. 동시에, 동국제강을 떠올리는 새로운 상징이 되었다. 

판재류와 봉형강류 전 품목의 전자상거래에서 다양한 모델을 제시해온 스틸샵. 기획과 운영을 주도해온 동국제강 이윤노 마케팅팀장과 지난 1년을 되짚고 변화의 가능성을 가늠했다. [편집자 주]

Q> 스틸샵의 단기적인 개선방안과 중장기 비전 등 운영 계획을 듣고 싶다.

A> 동국제강은 스틸샵을 통한 판매 제품군과 거래의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입니다. 

먼저, 4월에는 코일철근 판매를 시작하고, 하반기부터는 후판 판매에서 7일 이상 다양한 납기체계의 주문 생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형강은 제품군을 다양화 하고, 냉연은 도성센터의 방화문도 판매할 수 있도록 품목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와 별개로, 고객분들의 구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9월에는 스틸샵 모바일 버전을 런칭 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중장기 판매목표는, 2024년까지 연 13만톤 체제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후 스틸샵의 축적된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2026년까지 연간 25만톤의 안정적인 판매기반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궁극적으로, 동국제강 전체 판매량의 5% 정도를 스틸샵으로 운영하는 목표로 볼 수 있겠네요.

동국제강은 스틸샵을 통해 ▲고객중심의 영업 ▲온라인 거래의 투명성 ▲선(先)가격 결정체계 구축 등으로 철강 영업방식의 변화를 선도 하고자 합니다. 

Q> 기존 시장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영역의 시장을 창출하는 노력이 중요해 보인다.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현안은 무엇인가? 

A> 영업방식의 변화로, 메이커와 유통점이 win-win하는 상호 보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동국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철근 메이커들과 유통점들이 동참해 전자상거래가 하나의 거래 영역으로 자리잡게 되는 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오랜 시간 관성처럼 이어지던 오프라인 영업 방식을 바꿔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거래가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담보 기반 외상거래나 선판매·후정산 처럼 부작용이 많았던 거래관행을, 판매와 동시에 가격과 결제가 끝나는 영업방식으로 바꿔가는 것입니다. 명확한 현금 거래로 시장의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효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죠.

동국제강 이윤노 마케팅팀장
동국제강 이윤노 마케팅팀장

이러한 변화는 유통점들도 반기는 일입니다. 현금 거래방식이 안착되면 그동안 외상(신용) 판매 후 결제 대금을 못 받는 리스크가 없어지고, 선가격 결정으로 적정 유통마진의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봅니다.

메이커와 유통점(대리점)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나눠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자금이 부족하거나 유통점의 차별화 서비스를 받고 싶은 고객은 기존 유통점에서 신용으로 구매할 것입니다. 자금 여유가 있고 메이커 직거래를 원하는 고객은 조금 비싸더라도 현금을 넣고 원하는 제품을 곧바로 구매할 수 있는 스틸샵을 이용할 것입니다. 

스틸샵이 추구하는 전자상거래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스틸샵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넓히거나 수익성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고객중심의 영업과 온라인 현금거래를 통한 철강 영업방식의 변화를 선도하는 것입니다. 기존 오프라인 시장에서 이어온 파트너십 중심의 거래와 온라인의 전자상거래 방식이 공존하면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동종 봉형강 제강사들의 전자상거래 진출이 예상된다. 선제적인 경험에서 바람직한 역할과 발전방향을 조언한다면?

A> 메이커의 전자상거래 진출은 내부의 입장차를 먼저 마주할 것입니다. 기존 오프라인 영업과 온라인 영업의 거래방식과 지향점이 다르다 보니,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할 수 밖에 없을 거라 판단됩니다. 

전자상거래의 진출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점유율을 넓히는 방향이라면, 시장의 혼란은 물론 또 다른 영역에서의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영업방식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의 투명성과 선가격 체계의 환경을 만들어간다면, 시장도 안정화되고 유통점과 메이커의 역학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동종 메이커와 유통점들까지 적극 합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의 철강시장은 현금거래 비중이 높고 선가격 결정 시스템이 안착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후(가격)정산과 담보 기반의 외상 거래로 부실의 리스크를 키워온 상황입니다. 

유통점의 밥 그릇을 뺏는 것이 아닙니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방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면, 유통점들의 마진 확보도 가능하고 부실 리스크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Q> 스틸샵을 통해 경험한 지난 1년의 소회로 마무리를 부탁한다. 

A> 전자상거래는 고객의 입장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매출과 수익의 관점에 초점을 맞춰서는 발전적인 방향을 설정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지난 1년 동안 스틸샵을 운영해오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고객들의 눈높이가 대단히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장과 정보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여건에서, 일방이 아닌 양방향의 소통이 이뤄지는 철강 온라인 거래는 필수조건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시대흐름에 동국제강은 선두에 서게 됐습니다. 메이커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객이 선택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고객은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고객은 납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어떤 고객은 거래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니즈를 갖고 있는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끊임 없이 시스템과 차별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메이커가 전국의 유통점을 대신하기 어렵습니다. 유통점은 메이커를 대신해서 소량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외상거래의 리스크를 짊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전국 각지의 창고 역할을 해 수급의 안정감을 확보하는 역할도 하죠. 상호시장에서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까지 유통점과 메이커가 오랜 시간 동반 성장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시장에서 슬기롭게 역할을 나누어 존립하기 위해서는 거래방식의 변화를 통해 각자의 전문 분야에 매진해야 합니다.

시장의 패러다임은 이미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출혈경쟁으로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온라인 거래를 하고 싶어도 어려웠을 겁니다. 메이커의 월말 후정산 시스템 때문에 원가와 판매가격의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변화가 실현되고 있는 철근 시장의 경우, 고시된 판매가격의 신뢰가 높아졌고 유통시장 또한 확실한 원가개념에서 안정적인 거래가격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에서 전자상거래의 순기능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어, 여러 메이커에서도 철강 전자상거래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스틸샵이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서 우리나라에 철강 전자상거래가 조기 안착이 되는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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