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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봉형강 전자상거래 첫 출사표
동국제강, 봉형강 전자상거래 첫 출사표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12.07 0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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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이 철강 온라인 플랫폼 스틸샵(Steelshop)의 영역을 전 제품군으로 확대했다. 포스코 등 주요 철강 메이커의 전자상거래 진출 소식이 잇따르는 시대변화에서, 선제적인 기반 구축의 의미가 크다.

특히, 봉형강 시장의 관심이 비상하다. 동국제강은 봉형강 메이커 가운데 가장 먼저 전자상거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단순히 봉형강 판매의 외연을 넓히는 것 이상의 상징성을 갖게 됐다. 예민한 봉형강 시장의 니즈를 어떻게 적중 시킬 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동국제강은 철근 275만톤/년, 형강 130만톤/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봉형강 판매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77만톤(2020년 전체 351만톤)을 기록, 동국제강 전체 매출액의 50%를 지탱했다.

■ 스틸샵 철근, “깊숙한 소매시장을 출발점으로”

동국제강은 스틸샵을 통해 코일철근을 제외한 모든 강종과 규격의 철근을 공급한다. 스틸샵은 도매 유통점의 직접 대응이 어려운 소형 건설현장과 소매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스틸샵 전용 10톤 차량을 갖추고, 현장까지 소량·소운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10톤 차량 배송은 서울·경인 포함 수도권 시장에 한정되며, 25톤 차량만 전국 배송이 가능하다. 수도권은 10톤과 25톤 가운데 고객사가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판매가격 또한 소매시장에 맞췄다. 동국제강은 스틸샵의 철근 상장가격을 톤당 107만5,000원(운임 포함)으로 책정했다. 해당 판매가격은 조정주기를 고정하지 않았다. 철근 시황의 변화를 고려해 적정 판매가격을 탄력적으로 고시할 계획이다.   

최소 판매단위는 철근 1톤 번들이다. 대신, 최소 운송중량인 10톤 미만의 판매에 대해서는 공차운임을 별도 부과한다. 결제는 거래와 결제가 동시에 이뤄지는 현금결제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동국 측은 “도매와 중첩되지 않은 철근 소매시장에서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적용 가능성을 실험하는 것이 스틸샵 운영의 목적이다. 그러기에, 목표수량을 정해 놓거나 기존 공급선과 경쟁을 벌이는 성격이 아니다”며, 유통시장의 잠식을 우려하는 시선에 선을 그었다.

또한 ‘스틸샵을 통해 고시되는 판매가격이 유통시장의 가격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동국 측은 “스틸샵의 판매가격은 객관적인 지표가 아니라, 시장가격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의미로 봐 주길 바란다”며 “면밀한 시장 모니터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책정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형강은 공유 플랫폼 기반…'협업의 전자상거래'

스틸샵의 일반형강 판매는 공유 플랫폼에 초점을 맞췄다. 유통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다양한 품목의 소매 수요를 일괄 대응하는 형태다.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C형강, 강관, 각관, 무니철판 등 형강 이외의 제품도 결합판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동국제강의 보유재고를 직접판매 하는 철근과 명확히 구분되는 개념이다. 

공유 플랫폼 방식인 형강 스틸샵 또한 전국 어디나 수요 대응이 가능하다.

스틸샵의 형강 상장가격은 톤당 163만원(운임 포함)으로 책정됐다. 현재로서는 격주 단위의 가격조정 방침을 세워 두고 있다. 소량 거래가 많은 형강 시장을 고려해 최소 판매단위를 500Kg으로 세분화 하고, 결제방법 또한 현금은 물론 카드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H형강은 스틸샵의 우선적인 판매 품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H형강은 맞춤식 거래가 일반적인 데다, 제품의 규격상 소량·소운반 판매가 여의치 않은 점 등을 감안했다. 

■ 스틸샵, 봉형강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경험’ 주목

동국제강은 두 가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동시에 실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직접판매 방식의 철근과 유통점 공유 방식의 형강이다. 서로 다른 경험과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향후 봉형강 전자상거래의 최적화 모델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전자상거래 모델과의 차별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그동안의 봉형강 전자상거래 플랫폼 대부분이 도매 거래에 무게를 뒀던 것과 달리, 동국제강 스틸샵은 소매시장을 겨냥한다. 자사 유통 대리점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소매시장에 특화된 봉형강 전자상거래 모델의 성공 여부를 관전할 수 있게 됐다.

스틸샵을 향한 시선이 비상한 이유는, 플랫폼의 운영주체가 ‘대형 메이커’라는 점이다. 그동안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운영주체는 유통업체였고, 대부분 단순 매칭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자사 제품의 판매가격을 고시하는 메이커의 플랫폼이 봉형강 시장의 구매력을 얼마나 자극할 수 있을 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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