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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價 80만원설’의 진위는?
‘철근價 80만원설’의 진위는?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1.11 0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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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란 속 80만원설 진위 확인 ‘논쟁’
1월 2주차, 무려 9만7천원 인상요건 산출
극한 변동성 분기 초 예측은 위험한 비약
상반기 가격·수급 리스크 조절 중요 관건

새해 출발부터 철근 시장이 요동쳤다. 정신을 차리기 힘든 혼돈 속에서, ‘철근 가격 80만원설’의 진위를 확인하는 논쟁이 뜨겁다. 소문의 진위 확인에 앞서, ‘2분기의 준비가 올 한해 장사를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 시장 안팎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중요한 문제인 것은 맞다. 하지만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심리적 판단을 어느 때보다 경계해야 하는 대란의 현실이다. 맹목적인 거래를 경계할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한 현안이다.

■ 철근價 80만원설, 근거는 무엇인가?

철근 분기 기준(고시)가격은 합의된 가격공식을 토대로 결정된다. 핵심 구성요소는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국내산70%·일본산20%·미국산10%)이며, 수입 철스크랩의 원화 환산을 위한 환율 적용 정도다.

해당 철근 가격공식을 토대로, 1월 2주차까지의 조건을 따진 2분기 기준가격 인상요건은 무려 9만7,000원에 달한다. 글로벌 원자재 대란으로, 치솟은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이 역대급 고점으로 1분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해당 산출결과를 그대로 반영할 경우, 2분기 철근 기준가격은 톤당 8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즉, ‘철근 가격 80만원설’의 진위는 2분기 기준가격을 자의적으로 예측 산출한 기대치이자, 현재로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가설이라는 설명이 맞다.

큰 폭의 가격인상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9만7,000원의 인상요건은 1분기 전체 13주차 가운데 2주차의 요건만 따진 것에 불과하다. 이례적인 고점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의 변동성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철스크랩 가격만 해도, 지난 연말 동안 톤당 2만원~3만원 단위의 광폭 상승을 이어온 상태다. 상대적인 관점에서는, 동일한 광폭 하락을 포함해 다양한 변동성을 감안해야 한다. 아직은 심리적인 예측에 가까운 차기 철근가격을 거래의 판단 기준으로 전제하는 것은 위험한 비약이다.

철근 가격공식이 합의된 2016년 2분기 이후, 톤당 5만원 이상의 변동은 ▲2016년 2분기(6만원↑) ▲2017년 4분기(6만원↑) ▲2020년 1분기(5만4천원↓)를 포함해 세번 뿐이다. 만약 올해 2분기에 80만원설이 현실화 된다면, 역대 최대폭의 조정이다.

■ "대란 속 리스크 조절이 더 중요한 관건"

‘원자재 대란’과 ‘철근 대란’을 동시에 겪고 있다. 철스크랩과 철근 시장 모두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예측의 한계를 경계해야 한다. 어떠한 결과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원론적인 조언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 남은 1분기의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과 철근 시장의 수급상황 등 복합적인 변수를 면밀히 따지면서, 거래흐름을 조율하는 것이 최선이다.

다만, 각자 입장에서 ‘1분기와 2분기 철근 시장의 리스크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는 깊게 고민해 볼 일이다. 극심한 품귀를 겪고 있는 유통시장은 물론, 본격적인 원가충격을 걱정하는 제강사나, 자재조달 불안감이 커진 건설사까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더욱이 봄 성수기에 진입(1분기→2분기)하는 3월 시장은 ‘수급’과 ‘가격’의 리스크가 대단히 커지는 시점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거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분기단위 가격체계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합의된 가격체계를 일방적으로 깨는 것 만큼이나, 예측불허 상황을 전제로 양측(제강사,건설사)이 예외적인 협의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상반기 철근 시장에서 리스크 대응의 공감대가 어떻게 나눠질 지를 중요한 관건으로 지켜보게 됐다. ‘1분기와 2분기의 리스크를 어떻게 조절 하느냐에 따라, 올 한해 철근 거래의 성패가 결정될 수 있다’는 긴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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